한국은행이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천장 뚫린 서울 집값으로 인한 가계부채 급등이 금리동결의 주요인으로 보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금리 격차가 사상 최대인 것도 걸림돌로 작용했을 전망이다. 한은은 이달 숨고르기에 들어간 후 추가 인하 시기를 저울질 할 것으로 관측된다.
10일 한은은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인 연 2.5%로 동결했다.
시장에선 이미 한은의 금리 동결을 예상해왔다. 현재 경기만 봤을 땐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한은은 지난 5월 우리나라 성장률을 0.8%로 예상하기도 했다.
금리 동결의 가장 큰 요인으로는 불안한 부동산 시장과 가계부채가 꼽힌다. 지난달 넷째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전주 대비 0.06% 상승했다. 서울 아파트 값은 0.43% 올라 6년9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한 사람)의 막차 탑승 영향에 지난달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은 6조5000억원이나 불어났다. 전월 대비 증가폭(5조9000억원)이 확대됐다. 지난해 10월(6조5000억원) 이후 8개월 만에 최대 증가 폭이다. 가계대출 상승 주범인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6조2000억원이나 증가했다.
박민철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향후 가계대출은 주택거래량에 달렸다. 주택거래량은 2, 3월에 증가했다가 4월에 감소, 5월부터 다시 증가하고 있다. 8월까지 증가세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8월까지 가계부채 증가세가 지속될 것이란 예측이다.
한국과 미국의 금리 격차가 역대 최대 수준인 것도 금리 인하에 걸림돌로 작용했을 것이다. 한국과 미국(4.50%)의 현재 금리 격차는 2%포인트 수준으로 역대 최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유력한 상황에, 한국이 추가 인하에 나서면 금리 격차는 사상 최대로 벌어지게 된다.
이제 시장의 시선은 한은의 다음 인하 시기에 쏠리고 있다. 이날 본회의 후 열리는 기자간담회에서 이창용 총재가 추가 인하 시기에 대한 시그널을 건넬지 주목된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8월 인하 전망이 우세하지만 10월로 미뤄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말 연준의 9월 인하 신호가 확인되고 8월 중순 국내 가계대출 둔화세가 확인되면 8월 인하가 가능할 것”이라며 “연준이 인하를 시작하면 한은의 부담도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7월 금통위에서 인하에 대한 시그널이 강하지 않을 경우 5월 포워드가이던스에서 금통위원 4명의 인하 제시에도 불구하고 8월마저 건너뛸 수 있다”고 말했다.
주형연 기자(jhy@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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