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회의서 참석자들에게 강하게 질책…“지시 아닌 의견 물었던 것”

방송3법 관련 ‘방통위 안 만들어 보고’ 국회에 언급한 이진숙 정면 겨냥

이재명 대통령이 8일 국무회의에서 참석자들에게 "국무회의는 국정을 논하는 자리이기에 개인 정치에 왜곡해 활용해선 안 된다"면서 "지시가 아니라 의견을 물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이진숙(사진) 방송통신위원장을 겨냥해 공개적으로 경고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이 강한 어조로 질책했다면서 당시 상황을 전했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 발언이 누구를 겨냥한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지시'라는 단어를 통해 이 위원장을 겨냥한 것임을 유추할 수 있다. 앞서 이 위원장은 전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방송3법과 관련해 "대통령이 방송 장악, 언론 장악을 할 생각이 없으니 방통위에서 위원회 안을 만들어보라고 '지시'를 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 위원장이 "이에 따라 사무처에 해외 사례 등을 연구하라고 했고, 각계각층의 의견을 들어 방통위 안을 만들어 대통령께 보고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사실상 민주당의 방송3법 추진에 제동을 걸었다. 여기에 대통령실이 즉각 '지시가 아닌 의견을 물었을 뿐'이라는 취지로 반박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전날 여당 상임위원장단과 가진 만찬 자리에서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방송3법 처리에 동의한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KBS라디오에서 "(당시 회동에서) 방송3법이 반드시 처리돼야 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감사원은 이날 '이진숙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의 공무원으로서의 정치적 중립의무 위반 의혹 등에 대한 감사' 관련 감사보고서를 공개했다. 감사원은 해당 보고서에서 "이 위원장의 유튜브 출연·발언 행위는 단순한 개인적 의견 표명을 넘어서 객관적인 내용상 특정 정당을 거명하면서 직접 반대하는 취지가 명백한 발언에 해당하고, 특정 정당에 대한 자신의 부정적 인식과 비판적 견해를 드러내는 것"이라며 주의를 요구했다.

이는 이 위원장이 지난해 8월 국회 본회의에서 자신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뒤 각종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좌파 집단은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는 집단", "다수의 독재로 가게 되면 민주주의가 아닌 최악의 정치형태가 된다", "가짜 좌파들하고 싸우는 전사가 필요하다" 등의 발언을 지적한 것이다.

임재섭 기자 yjs@dt.co.kr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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