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일 서한부터 공개…양국 8월1일부터 관세 25%

한·일 협상 지지부진 판단…미국과 교역량 비중 커

총 14개국 서한 “무역협정 체결 못 하면 8월1일부터 25%~40% 관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7일(현지시간) 한국과 일본 포함, 총 14개 국가에 25~40% 상호관세를 8월 1일부터 부과하겠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이어 9일로 예정된 상호관세 부과 유예 시한을 연장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해당 국가들이 미국과 기간 내 무역협정을 체결하지 않으면 관세는 그대로 적용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한에서 "미국은 여전히 각국과 협력하기를 원하지만, 상호주의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새로 제시된 관세율은 출발점일 뿐"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한국과 일본에 보낸 서한을 먼저 공개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가장 가까운 동맹인 한국과 일본을 표적으로 삼았다면서 '벼랑끝 전술'의 부활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서한에는 미국이 한일 각국을 상대로 큰 폭의 무역적자를 기록 중이고, 8월 1일부터 두 나라가 미국으로 수출한 모든 제품에 25%의 관세(상호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상호관세는 자동차, 철강·알루미늄 등에 이미 부과된 품목별 관세와 별개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을 우선 표적 대상으로 삼은 데는 두 나라와의 협상이 지지부진한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한에서 "이런 관세가 한국의 오랜 관세, 비관세, 정책, 무역 장벽으로 인해 발생한 지속 불가능한 무역 적자를 바로잡기 위한 조치라는 점을 이해해주시기를 바란다"고 발송 배경을 밝혔다.

한국의 경우 지난달 새 정부가 출범하기까지 실질적인 관세 협상이 미뤄져 온 것으로 미국 측은 보고 있다.

실제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첫 한미 고위급 통상 협상은 지난달 22~27일에야 진행됐다.

그리고 관세 서한이 공개된 이날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워싱턴DC에서 미국 측과 고위급 협상을 재개했다.

일본 또한 합의까지 시일이 더 걸릴 것이란 관측이다.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이 지난달 27일 워싱턴DC에서 러트닉 상무장관을 만나 7차 협상을 했지만 이렇다 할 합의는 없었다.

한국과 일본이 미국과의 교역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큰 점도 이번 서한에 반영됐다는 평가도 있다. 일본은 지난해 미국의 전체 수입 물량 가운데 4.5%를, 한국은 4.0%를 각각 차지했다.

한국과 일본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말레이시아, 카자흐스탄, 남아프리카공화국, 미얀마, 라오스에는 관세율이 최대 40%에 달하는 내용의 서한을 발송했다.

튀니지,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세르비아, 캄보디아, 태국 등에는 30%~36% 관세율이 담긴 서한을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관세 서한을 토대로 향후 협상에서 더욱 강하게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에서 직접 제조하면 관세를 피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상대국이 보복 관세를 부과하거나 제3국을 경유해 우회 수출을 시도할 경우 관세율을 더 높이겠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관세 부과일을 8월 1일 이후로 또 다시 조정할 수도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만찬 자리에서 취재진이 '오늘 보낸 서한이 미국의 최종 제안이냐'고 질문하자 "난 최종이라고 말하겠지만, 만약 그들(협상 상대국)이 다른 제안을 갖고 전화하고 만약 내가 그 제안을 좋아한다면 우리는 그렇게(변경) 할 것"이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8월 1일이라는 시한이 확고하냐는 질문에는 "난 확고하지만 100% 확고하다고는 하지 않겠다. 만약 그들이 전화해서 '우리는 무엇인가를 다른 방식으로 하고 싶다'고 말한다면 우리는 거기에 열려 있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만찬에서도 "일부 국가는 어쩌면 (관세율을) 조금 조정할 것"이라며 "우리는 훨씬 더 많이 요구할 수 있지만 우리가 여러 정말 훌륭한 국가들과 유지해온 관계를 위해 내가 하는 방식대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도와 무역 합의가 임박했다고도 말했다.

세종=원승일 기자 won@dt.co.kr

상호관세 행정명령 서명한 트럼프. 연합뉴스 제공
상호관세 행정명령 서명한 트럼프.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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