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계 김근식 “안철수 혁신위, 잘해봐야 김용태 비대위원장 꼴” 우려

“혁신위 全權 없이 내달 중순 전대, 대선 때처럼 양다리 걸쳐 시간벌기”

“국민과 당원 체감할 변화 인적쇄신뿐, 을사년 보수궤멸 5적 선정해야”

前혁신위원장 인요한 “배지가 국가보다 귀한 영남 기득권 세력, 바꿔야”

최재형 “영남당 벗어나야…인적쇄신과 혁신안 전폭수용 없인 요식행위”

국민의힘 ‘송언석 비대위’ 산하에 구성되는 ‘안철수 혁신위’에 인적 청산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12·3 비상계엄 사태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대선 패배 문책 없이 재차 당권을 쥔 친윤(親윤석열) 주류와 보수 텃밭 다선(多選) 기득권 인사들을 겨냥해서다.

7일 야권에 따르면 친한(親한동훈)계 김근식 국민의힘 전 비전전략실장(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은 지난 5일 CBS 저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안철수 혁신위원장은 그래도 계엄에 반대하고 (윤석열 전 대통령)탄핵에 찬성해 우리 당에서 뽑을 수 있는 한분이었다”면서도 “잘해봐야 김용태 (전)비대위원장 꼴”이라며 기대감이 높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을 지낸 김근식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경남대 정치외교학부 교수)이 지난 7월5일 CBS 저녁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안철수 의원을 위원장으로 한 혁신위원회 출범에 관해 평론하고 있다.<유튜브 채널 ‘박재홍의 한판승부’ 영상 갈무리>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을 지낸 김근식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경남대 정치외교학부 교수)이 지난 7월5일 CBS 저녁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안철수 의원을 위원장으로 한 혁신위원회 출범에 관해 평론하고 있다.<유튜브 채널 ‘박재홍의 한판승부’ 영상 갈무리>

그는 “김용태 전 비대위원장이 최소 요건으로 5대 개혁을 요구했고 당원과 보수 국민 대부분이 지지했음에도 의원총회조차 열지 않아 결론을 안 내줬다”며 “우려를 불식시키려면 안철수 혁신위에 전권을 주고, 활동기한 60일도 확실히 보장해줘야 하는데, 지금 보면 전권이 아니라 비대위에서 혁신위 보고를 받아 토론회에서 결정하게 돼 있다”고 지적했다.

또 “그런데 전당대회는 8월 중순 쯤 하겠다면 김용태를 비대위원장 시키면서 (김문수 후보로) 대선 치른 것과 똑같다. 양다리 걸치기로 시간 벌기”라며 “국민의힘 소속으로서 간절히 말하는데, 사람을 바꾸는 ‘인적쇄신’ 외엔 국민과 당원이 변화를 실감할 수가 없다. ‘보수 궤멸 을사 오적(五賊)’ 정도는 선정해야 한다. 지금이 을사(乙巳)년이지 않나”라고 말했다.

김근식 전 실장은 “충분히 대부분 5명 정도 떠올리게 돼있다”며 “보수 궤멸의 을사오적을 안철수 혁신위원장이 공개 거명하고, 의원총회에 묻히지 않게 당원투표에 부쳐서 5적을 선명하게 부각시켜서 출당·제명·(차기 총선)불출마 이 3개 중 하나는 받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TF를 통한 대선 백서 편찬 주장에 대해선 “시간 끌기 제일 좋은 것”이라고 일축했다.

지난 2023년 11월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 혁신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에 인요한(오른쪽) 당시 혁신위원장과 최재형(왼쪽) 전 혁신위원장이 함께 참석하고 있다.<국민의힘 홈페이지 사진>
지난 2023년 11월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 혁신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에 인요한(오른쪽) 당시 혁신위원장과 최재형(왼쪽) 전 혁신위원장이 함께 참석하고 있다.<국민의힘 홈페이지 사진>

뒤이어 6일 공개된 인터뷰 보도에선 전임 혁신위원장들이 쓴소리와 함께 인적청산론에 집중했다. 세계일보에 따르면 2023년 10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후 혁신위원장을 맡았던 인요한 의원은 “영남 기득권 세력들이 (국회의원)배지를 국가와 당보다, 생명보다 귀하게 여기는 것을 바꿔야 한다”며 “내가 욕을 먹겠지만 당에 필요한 쓴 약”이라고 역설했다.

인요한 혁신위는 1~6호 혁신 안건을 발표하면서 당 지도부·중진·친윤 핵심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를 압박했으나 대부분 불발된 바 있다. 인요한 의원은 “영남이 정신을 차려야되는데, 당이 어떻게 되든 기득권 세력들은 자신의 안위가 더 중요하다”며 “영남 기득권이 희생해야 한다”고 말했다. 호남 태생으로서, 서울·경기·인천 등으로 이동한 호남 출신 민심을 살피라고도 했다.

그는 “원래 영·호남 인구가 비슷했다가 영남 인구가 약 1400만명, 호남이 500만명으로 호남 인구가 많이 빠져나갔다”며 “수도권으로 많이 이동했는데 당이 이 수도권 사람들에게 정성을 기울이고 마음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의원에 대해선 “계엄·탄핵 과정에 당론을 다 따르지 않았다”면서도 “그 밥에 그 반찬이 아니라면 그렇게(혁신위) 하는 게 맞다”고 봤다.

2022년 6월 이준석 지도부 시절 혁신위원장에 발탁됐던 최재형 전 의원(전 감사원장)은 같은 매체를 통해 “‘인적 쇄신’ 없는 혁신은 요식행위에 그칠 것”이라며 당 지도부를 겨눴다. 국민의힘 ‘당 3역’인 송언석 원내대표 겸 비대위원장(경북 김천), 정점식 의원(경남 통영고성), 김정재 정책위의장(경북 포항북) 모두 TK(대구·경북)와 PK(부산·경남) 내 핵심 텃밭 중진이다.

사실상 영남·강원·강남 텃밭 중심 지도부가 반복돼온 데 대해 최재형 전 의원은 “거기서 완전히 벗어나서 인적쇄신해야 한다”며 “젊은 사람들로 바뀌고 좋은 사람들이 들어올 수 있는 구조”를 주문했다. 새 혁신위의 성공 조건으론 ▲인적 쇄신을 수반하는 혁신안 도출 ▲지도부의 전폭 수용 의지를 꼽으며, 혁신위에 전권을 주고 현재 또는 차기 지도부가 혁신안 채택을 약속해야 한다고 했다.

한기호 기자(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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