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관세협상, 정상회담 등 한미 간 현안 논의를 위해 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 워싱턴DC로 출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관세협상, 정상회담 등 한미 간 현안 논의를 위해 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 워싱턴DC로 출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나라 통상·안보 수장들이 잇달아 워싱턴으로 날아가 전방위 외교전을 시작했다.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5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만나 관세를 포함한 무역과 산업 협력 등에 대한 협의를 진행했다. 미국의 일방적 상호관세율 통보 상황을 피하고, 한미간 상호 신뢰 하에 후속 협상의 시간과 동력을 확보하는 것이 여 본부장의 1차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외교·안보 책사인 위성락 안보실장도 6일 워싱턴 DC에서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겸 국가안보보좌관 등을 만난다. 위 실장은 관세·안보 사안 외에 한미정상회담 일정도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는 7일 12개국에 상호관세율을 통보하겠다고 예고했다. 그는 관세율이 60∼70% 수준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관세는 한국의 수출 구조와 산업 생태계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대 사안이다. 미국이 요구하는 비관세 장벽 철폐나 시장 개방 확대, 무역 불균형 시정 요구는 향후 반도체·자동차·철강·배터리 등 주요 산업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통상 현안을 넘어 공급망 협력, 안보 협력 강화 등도 논의 테이블에 올랐다. 이재명 대통령의 방미 일정 조율, 10월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트럼프 대통령이 참석하는 문제 역시 주요 외교 과제 중 하나다.

따라서 정부는 이번 방미 협상을 국익 수호를 위한 외교적 분수령으로 인식해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명확한 국익 목표 설정과 배수진을 친 협상 전략이다. 미국과의 협상에서 ‘협조는 하되, 양보는 신중하게’라는 원칙 하에 국민과 산업계가 납득할 수 있는 실질적 성과가 도출되어야 한다. 외교적 언사에 머물지 않고, 실제로 관세 면제 또는 경감이라는 눈에 보이는 결과를 만들어내야 정부의 협상력과 국격이 인정받을 수 있다. 이번 협상은 단지 수출 품목 몇 개를 지키는 문제가 아니다. 안보까지 얽혀 있다. 주저하거나 물러설 여지가 없다. 전방위 외교전의 최전선에 선 수장들이 국익을 지키는 방패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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