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SNS서 박희태 전 의장 성추행 징역형 “납득하기 어렵다”
타 글에서는 ‘첫경험’, ‘꽃처녀 희롱’ 등 발언
이종근 “사건 두둔해선 안 돼…표현 부적절”

권오을 보훈부 장관 후보자가 ‘2차가해’ 논란에 휩싸였다. 권 후보자는 2015년 박희태 전 국회의장이 성추행 사건으로 징역형을 받은 것에 대해 “납득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글을 올려서다.
6일 디지털타임스 취재를 종합하면 권 후보자는 지난 2015년 2월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회 사무총장 때 박 전 의장을 모시고 일했다. 함께 골프도 여러 번 쳤다”며 “지난해 의장 관련 성추행 사건이 터졌을 때 조금은 의아해 하면서 오해받을 일은 있어도 많이 과장됐구나 생각했다”고 글을 올렸다. 권 후보자는 또 “여러 번 같이 공을 쳤지만 그런 일이 없었다”며 “현장에 없어서 구체적 상황판단이 힘들지만 납득하기 어렵다. 전직 국회의장이라는 체면을 모두 버리고 시민법정에서 공개 재판을 해봤으면 한다”고 적었다.
박 전 의장은 2014년 9월 강원도 소재 모 골프장에서 캐디를 성추행한 사건으로 검찰에 의해 기소됐다. 당시 박 전 의장은 “손녀 같고 딸 같아서 귀엽다는 수준에서 터치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1심 재판에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 성폭력 치료 강의 40시간 수강을 선고받았다. 박 전 의장 측은 항소했지만 2017년 대법원은 원심을 최종 확정했다.
본지는 권 후보자에게 관련된 입장을 묻기 위해 여러 차례 연락했지만 권 후보자는 받지 않았다.


이외에도 권 후보자의 SNS 발언이 국민 눈높이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권 후보자는 2014년 6월 4일 투표 독려를 위해 “어느 여자의 첫 경험”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해당 글에는 “‘나의 첫 경험’, 나는 20살에 처음으로 경험을 했다. 조그만 사각의 방에서 내가 존경하는 그분에게 내 마음의 모든 것을 주었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그러면서 “아, 투표란 이런 걸까! 6월 4일 꼭 투표합시다”라고 글을 맺었다. 권 후보자는 “내가 쓴 글이 아니라 밴드에서 따 왔다”고 댓글에 부연 설명을 했지만 성관계를 암시하는 듯한 발언을 그대로 올렸다는 점에서 문제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2018년 11월 5일에는 인스타그램에 자신의 군생활 시절 사진을 올리며 “중대본부 한달은 매일 지옥이었다. 초순 10일은 매일 밤 10시 집합 빳다(방망이)로 터지고, 중순 10일은 3일 간격, 하순 10일은 2번 정도로 아예 월례 행사였고 우리도 당연하게 받아들이다가 산악초소로 가면 해방되는 날이었다”고 했다. 이어 “봄에는 일렁이는 보리밭 내려다보며 꽃처녀 희롱하고, 4월에 형산강에 올라오는 숭어 잡아 소주 한 잔 하고”라는 등의 내용을 적었다.
이종근 시사평론가는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박 전 의장은 당시 지탄받았다. 명백한 성희롱이었고 더군다나 존경받아야 할 직위에 있는 사람이 사건에 연루된 데 대해 언론에서도 비판했다”며 “권 후보자는 개혁파에 가까웠던 사람인데, (성추행 사건을) 두둔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사실상 지탄받아야 할 일”이라고 했다. 이 평론가는 다른 발언에 대해서도 “투표 독려에 대해 선정적으로 비칠 수 있는 표현을 쓴 것은 대단히 부적절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안소현 기자(ashright@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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