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윤리법, 이해관계자 주식 3000만원 넘으면 백지신탁해야

김정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 첫 출근. [연합뉴스]
김정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 첫 출근. [연합뉴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가 두산에너빌리티, 한국전력 등 이해 충돌 소지가 있는 주식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향후 처분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6일 국회와 관가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자신과 배우자, 자녀들의 재산으로 65억927만원을 신고했다.

김 후보자와 배우자가 공동명의로 보유한 서울 송파구 아파트가 29억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나머지는 주식과 예금 등으로 이뤄졌다.

김 후보자 보유 주식은 총 11억9180만원 규모로, 이 가운데 두산에너빌리티(6억4227만원) 주식이 가장 많았고 한국전력(236만원), 미국 에너지 기업 뉴스케일파워(1540만원), 스트래티지(142만원) 등도 포함됐다. 김 후보자는 개인투자용 국채(1억9800만원) 등도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김 후보자 배우자 역시 두산에너빌리티(2191만원)를 비롯해 삼성전자(1581만원), 한국전력(196만원) 등 국내 주식과 브리스톨-마이어스 스큅(2억3263억원), 마이크로소프트(2693만원), 맥쿼리인프라(2449만원) 등 해외 주식 등 총 6억9천842만원 상당의 증권을 보유하고 있었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은 고위공직자 본인 또는 이해관계자가 보유한 주식의 총가액이 3000만원을 초과할 경우, 2개월 이내에 해당 주식을 매각하거나 백지신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공무 수행 중 발생할 수 있는 공·사적 이해 충돌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김 후보자는 행정고시로 공직에 입문한 관료 출신 기업인으로, 기획재정부에서 경제분석과장, 종합정책과장, 기획조정실 정책기획관 등을 지낸 뒤 지난 2018년 관직을 내려놓고 기업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두산DLI 부사장으로 이직한 뒤 두산경영연구원 원장 겸 대표이사를 거쳐 2022년 3월 두산에너빌리티 마케팅 총괄 사장에 취임해 현재까지 재직하고 있다.

산업부는 산업·에너지·통상 등 실물경제를 다루는 주무 부처로, 김 후보자가 장관으로 임명되면 각종 지원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기업 활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이해충돌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현재 김 후보자가 재직 중인 두산에너빌리티는 체코 신규 원전 수주에 참여하는 등 원전 정책과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는 대표적 기업으로, 관련 주식을 처분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국회에 보낸 김 후보자 인사청문 요청안에서 “두산에너빌리티 마케팅 부문장 재직 시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사업의 팀 코리아 일원으로 활동하면서 우리나라 원전 업계의 최종 수주에 기여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김 후보자와 배우자가 보유한 두산에너빌리티 주식은 모두 6억6000만원 규모로, 이 주식은 원전 수혜주로 주목받으며 올해 들어서만 주가가 3배 이상 상승했다.

산업부 산하 공기업인 한국전력과 삼성전자 등도 정부의 에너지·산업 정책에 크고 작은 영향을 받는 기업이다.

김 후보자 측은 현행법에 따라 이해 충돌 가능성이 있는 주식에 대한 처분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 후보자는 최근 5년간 정치 자금 기부금으로 2300만원을 신고하는 등 비교적 활발한 정치 후원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후보자는 지난해 400만원을 비롯해 2023년 100만원, 2021년 1100만원, 2020년 700만원 등의 정치 자금 기부금을 냈다고 신고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2022년 공개한 제20대 대선 고액 기부자 명단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당시 새로운물결 대선 후보로 출마했던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에게 두 차례에 걸쳐 1000만원을 후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지사와 김 후보자는 모두 기재부 관료 출신으로, 김 지사가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으로 재직할 때 김 후보자는 기재부 정책기획관으로 근무했다.

강승구 기자(k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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