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개인·법인 포함 폐업 신고자 100만8282명

작년 폐업률, 코로나19 이후 최고…문닫은 영세 간이사업자 13%

“추경, 단기 효과일뿐 구조적 대응 병행해야”

지난해 폐업한 소상공인이 처음 1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폐업한 소상공인이 처음 1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폐업한 소상공인이 처음 1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폐업 업종은 소매업·음식점업이 가장 많았고, 개인에 이어 법인 사업자 등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장기화된 경기 침체에 미국발 관세 등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민생 경제에 악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20조원 가량 추가 재정을 투입, 민생 회복 2차 추가경정예산안 집행을 시작했지만 한계업종 퇴출 등 폐업 관련 구조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6일 국세청 국세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법인을 포함해 폐업 신고를 한 사업자는 100만8282명으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2만1795명 증가하며 1995년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처음 100만명을 넘겼다.

또, 지난해 사업자 폐업률은 9.04%로 전년(9.02%)보다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때인 2020년(9.38%) 이후 가장 높았다.

폐업률은 2019년 10.28%에서 매년 하락해 2022년 8.22%까지 떨어졌다. 이후, 2023년 반도체 불황으로 경기·내수 부진이 심화하면서 다시 9%를 웃돌았다.

작년 반도체 업황 개선으로 수출도 증가세가 이어졌지만 사업자 폐업률은 오히려 더 상승했다. 수출 활황에도 내수 부진의 여파가 더 컸던 영향으로 풀이된다.

폐업한 사업자를 유형별로 보면 영세한 간이사업자에서 일반(개인)과 법인 사업자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개인사업자 중 매출 규모가 작은 간이사업자 폐업률은 12.89%로 다른 유형의 사업자를 웃돌았다. 전년(13.04%)보다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2020년(11.93%)보다 높은 수준이다.

개인사업자 중 일반 사업자의 폐업률은 같은 기간 8.74%에서 소폭 8.77%로 악화했다. 법인 사업자 폐업률은 5.49%에서 5.80%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올해 들어 커피·편의점 등 생활 업종을 중심으로 폐업하는 사업자가 늘고 있다.

1분기 커피음료점은 9만5337개로 작년 동기보다 743개 줄어들었다. 대표적인 자영업 창업 업종으로 꼽히는 편의점(5만3101개)도 창업보다 휴·폐업이 늘면서 455개 줄었다.

자영업자들의 사정은 올해 상반기 경기 부진 탓에 더 악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올해 1분기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0.2% 역성장하면서 한국은행은 올해 성장률 추정치를 기존 1.5%에서 0.8%로 낮췄다. 석달 만에 0.7%포인트(p) 낮춘 셈이다.

이재명 정부 들어 20조원 가량 재정을 추가 투입하는 등 2차 추경 편성을 서둘러 추진한 것도 이 같은 자영업·소상공인 위기와 무관치 않다.

이번 2차 추경에는 민생회복 소비 쿠폰 등 내수 진작에 중점을 뒀다. 소상공인 등 취약계층의 7년 이상 연체된 5000만원 이하 빚을 정부가 탕감해주는 배드뱅크 지원안도 담겼다.

정부는 이번 추경이 소비 진작으로 이어져 위축된 경기를 살리는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일시적 재정 추가 투입은 단기 처방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있다.

최근 고용·내수 부진은 인구 감소, 잠재성장률 정체 등 한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와 얽혀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엔 내수 부진과 함께 비상계엄·미국 관세 등 대내외적 불확실성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

문제는 자영업 줄폐업 현상은 많이 창업하고 많이 닫는 구조에 따른 출혈 경쟁, 은퇴 연령층의 양질 일자리 부족 등이 근본적인 원인이란 점이다.

2022년 기준 우리나라 자영업자 등 비임금근로자 비중은 23.5%로 미국(6.6%), 독일(8.7%), 일본(9.6%) 등 주요 선진국의 2∼3배에 달한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폐업자가 많아졌지만 창업도 많기 때문에 자영업은 여전히 과잉 경쟁 상황”이라며 “추경이 폐업 가속화를 막는 역할을 할 수 있겠지만 이와 병행해서 구조적인 대응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원승일 기자(wo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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