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머스크, 트럼프 직격 “민주주의 아닌 일당제”
“낭비·부패 미국 정치, 신당 창당해 끝낼 것”
“실제는 전기차 보조금 삭제가 진짜 이유”
머스크-트럼프, 화해 가능성 물 건너가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한 대대적인 감세법에 반대해온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5일(현지시간) 신당 창당을 선언했다.
머스크는 이날 엑스(X)에 올린 글에서 “여러분들은 새 정당을 원하며, 그것을 갖게 될 것”이라고 밝힌 뒤 “오늘 ‘아메리카당’이 여러분들에게 자유를 돌려주기 위해 창당된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이어 “낭비와 부패로 우리나라를 파산시키는 일에 대해 말하자면 우리는 민주주의가 아닌 ‘일당제’ 속에 살고 있다”며 신당 창당의 취지를 밝혔다.
공화당과 민주당이 ‘낭비’와 ‘부패’에 관한 한 다를 바가 없다는 주장이었다. 머스크가 창당을 언급한 것은 수 개월 전이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 추진한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A)이 의회를 통과하면 신당을 창당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의회에서 법안이 통과되자 결행한 것이다.
특히 독립기념일 전날 창당에 대한 찬반을 묻는 온라인 투표 창구를 띄우며 창당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국 독립 기념일인 7월4일을 기존 정치판의 ‘낭비와 부패’로부터 미국민이 독립한다는 의미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머스크는 추가로 올린 글에서 “이것을 실행하는 한 가지 방법은 상원 의석 2∼3석과 하원 선거구 8∼10곳에 집중하는 것”이라며 “매우 근소한 의석수 차이를 고려할 때, 그것은 논쟁적인 법안에 결정적인 표가 되기에 충분할 것이며 진정한 국민의 의지를 반영하도록 보장할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작년 대선 때 트럼프 대통령 캠프에 수억원을 지원했고 캠페인에 직접 참여했던 머스크는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정부효율부 수장을 맡아 연방정부 내 비효율적 요소를 없애고 인력을 감축하는 일을 맡았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 및 국경보안 강화책 등 국정 의제를 두루 담은 OBBBA에 공개적으로 반대하며 트럼프 대통령에 각을 세웠다.
머스크의 신당 창당은 내년 11월 중간선거에서 ‘반(反)트럼프·비(非) 민주당 지지표’를 흡수함으로써 상·하원에서 일정 정도의 의석을 확보해, 지금처럼 공화당이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법안을 일방적으로 통과시키는 것을 막고 ‘제3당’으로서 ‘캐스팅보트’를 행사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머스크가 트럼프 대통령과 갈라지고 신당을 창당한 데는 다른 이유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을 없애기로 하면서 자신의 주력 사업체인 테슬라의 전기차 판매에 타격을 입고 있다. 법안은 전기차 세액공제(7500달러)를 올해 12월 31일까지 종료키로 한 것을 3개월 앞당겨 9월 30일 종료키로 했다.
실제로 머스크는 이에 대해 “석유·가스 보조금은 유지하면서 전기차 엔센티브만 폐지하는 것은 역겹고 혐오스러운 쓰레기법안”이라고 직격했다.
이규화 대기자(david@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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