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엽 LG유플러스 CTO·6G포럼 대표의장

인공지능(AI) 기술을 통한 혁신의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도 높은 시점이다. AI 빅테크들은 연일 앞선 기술을 선보이고 있고, 다른 기업들도 이에 뒤처질세라 발빠르게 인프라와 기술 확보에 열심이다.
많은 기업들이 AI에 열심인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바로 고객 경험의 혁신과 이를 통한 새로운 사업기회 창출때문이다. 최근 들어 대규모언어모델(LLM)의 발달로 AI가 자유로운 대화와 멀티모달 능력을 갖춤에 따라 AI 에이전트라는 고객 경험 혁신의 특이점이 다가오고 있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도 올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쇼’(CES)에서 에이전트 AI 시대가 가까이 오고 있고, 머지 않아 물리 세계 전반이 AI가 제어하는 피지컬 AI로 확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AI 비서가 24시간 대화로 조언과 심부름을 해주고, AI 집사가 인류를 가사 노동에서 해방시킬 에이전트의 시대가 바로 목전에 있는 것이다.
이런 AI 에이전트가 수많은 고객에게 한결같이 서비스되기 위해서는 강력한 AI 연산능력과 함께 여러 요소가 필수적이다. 첫째, 한국어로 추론할 수 있는 LLM이 준비되어야 한다. 이를 기반으로 AI 에이전트는 고객의 요청을 한국어로 완벽히 이해하고 자율적으로 추론·해결할 수 있다.
둘째, 안심할 수 있는 AI가 되어야 한다. 잇단 통신사 해킹 시도와 데이터 탈취 사건, 고객들에게 일상적으로 걸려오는 피싱 전화, 그리고 AI 딥페이크처럼 실제와 구별하기 어려운 합성 데이터 등은 고도화된 AI 시대에 우리가 반드시 지켜야할 것이 고객과 고객의 데이터임을 알려준다. 이를 위해 철저한 데이터 보안, 독립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AI 언어모델, 악성 AI 공격을 막아낼 AI 보안기술 등이 필요하다.
셋째, AI 언어모델을 고객의 필요에 맞게 효과적으로 담아 제공할 AI 네트워크가 뒷받침돼야 한다. 디바이스에 탑재할 경량 온디바이스 AI, 고객 가까이에서 초저지연으로 AI를 제공할 에지 AI, 클라우드 상에서 강력한 컴퓨팅 파워를 제공할 AI 데이터센터 등이 그것이다. AI는 네트워크를 통해 다양한 형태로 언제 어디서나 모두에게 제공돼야 한다. 현재의 모바일 네트워크가 6G를 통해 강력한 AI 네트워크로 진화해야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AI 에이전트 시대를 맞이할 6G 네트워크는 스스로도 에이전트 기반의 AI 네이티브 네트워크로 탈바꿈해야 한다. 네트워크 인프라 역시 AI 에이전트에 의해 지능적으로 운영 가능해야만 AI를 저지연, 고신뢰성, 상황 인지 등 고객 요구사항에 따라 실시간으로 민첩하게 서비스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선접속망, 코어망, 네트워크 에지에 산재한 AI 컴퓨팅 자원은 수많은 AI 에이전트의 분산 배치 및 에이전트 간 상호 협력을 통해 자율적으로 운영되도록 설계될 것이다.
제품 서비스 배포와 고객관리를 담당할 IT 시스템 역시 최신 기술로 전환하여 고도의 자율성과 효율성을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AI 에이전트 시대를 맞기 위해 AI 인프라를 확보할 뿐만 아니라 그 인프라를 활용해 스스로를 AI 네이티브 네트워크로 진화시켜야 하는 막중한 과제가 통신사들에게 있다.
AI 에이전트가 가져올 커다란 변화를 맞이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산학연 참여자들의 발빠른 실행과 정부 차원의 커다란 협력의 생태계 구성이 시급하다. 자체적인 에이전트 개발 능력 확보와 함께 외부 협력을 함께 가져가는 긴 호흡의 유연한 기술 전략도 필요하다. 하루가 다르게 빠르게 발전하는 에이전트 원천기술을 확보해 나가기 위해서는 어느 때보다도 보다 다양한 협력과 생태계적 접근이 기본 전제가 되어야 한다.
한국은 기술의 수용성 측면에서 세계 최고인 유저들을 보유한 나라다. 꾸준하게 AI 에이전트 서비스를 테스트하고 실제 비즈니스로 이어가는 경험을 축적한다면 거대한 세계 시장도 열리게 될 것이다. AI 에이전트의 진정한 고객 가치를 발굴하고 제공할 수 있도록 통신 분야의 모든 이가 AI 네이티브(원어민)가 되어야 한다. 곧 다가올 6G 네트워크 진화에 발맞춰 지혜를 모으자. AI 네이티브 네트워크와 에이전트 서비스를 선도할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노력을 경주하자.
실시간 주요뉴스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