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자민당·공명당·입헌민주당·일본유신회 등 일본 8개 정당 대표들이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일본기자클럽이 주최한 토론회에 참석해 서로의 손을 잡고 있습니다. 로이터 연합뉴스
지난 2일 자민당·공명당·입헌민주당·일본유신회 등 일본 8개 정당 대표들이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일본기자클럽이 주최한 토론회에 참석해 서로의 손을 잡고 있습니다. 로이터 연합뉴스

작년 10월 출범한 이시바 시게루 내각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띤 일본 참의원(상원) 선거가 3일 공식 선거전에 돌입했습니다. 유권자의 한 표가 이시바 내각의 운명을 결정짓게 됩니다. 표심이 과연 어디로 향할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NHK와 요미우리신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참의원 선거가 이날 후보 등록을 시작으로 공식 일정에 들어갔습니다. 선거전은 17일간 펼쳐집니다. 약 520명이 입후보할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투·개표는 오는 20일입니다.

이날 오전, 도쿄를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는 여야 정당 후보들의 유세가 일제히 시작됐습니다. 자민당, 입헌민주당, 일본유신회, 공명당, 국민민주당, 공산당 등 8개 주요 정당들은 공약을 앞세우며 표심 공략에 들어갔습니다. 여야 모두 사활을 걸고 선거전에 임하는 분위기입니다.

참의원 정원은 248명이며 3년마다 임기 6년의 의원 절반씩을 뽑습니다. 이번 선거에서는 결원 1명을 포함해 125명이 선출됩니다.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투표율은 지난 2022년 선거 때보다 소폭 상승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특히 20~30대 젊은층이 이번 선거의 승패를 가를 관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선거 대상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모두 합산하면 현직 자민당과 공명당 소속 의원은 각각 52명, 14명입니다. 만약 두 정당이 총 50명의 당선자를 낸다면 참의원에서 비개선(이번엔 투표 대상이 아닌 의원) 의석수 75석을 합쳐 과반을 유지하게 됩니다.

이번 선거는 자민당이 작년 10월 중의원 선거에서 패배한 데 이어 지난달 22일 도쿄도 의회 선거에서도 역대 최소 의석수를 기록하며 참패한 가운데 치러져 이시바 정권의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지율이 저조한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여당 과반 의석 유지를 목표로 내걸었습니다. 여당인 자민당·공명당은 중의원에서는 여소야대 지형을 맞아 어렵게 정국 운영을 해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만약 참의원 선거에서도 과반을 지키지 못하면 야당이 원하는 대로 법안 심의가 이뤄지고, 야당이 뭉쳐 이시바 내각의 사퇴를 압박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앞서 이시바 총리는 지난 2일 열린 일본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선거에서 패배하면 그에 대한 책임으로 총리직을 내려놓을 수 있다고 시사했습니다.

요미우리신문은 이번 참의원 선거에 대해 “이시바 내각의 향방을 좌우할 가능성이 있다”며 “야당은 자민·공명당의 과반 확보를 저지하기 위해 전략적 공세를 펼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NHK는 “야당이 뚜렷한 대안 세력으로 자리매김하진 못했지만, 정권 견제를 원하는 유권자의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에 따라 판세가 출렁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번 선거에서는 고물가 대책이 핵심 쟁점으로 꼽힙니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은 현재 8%인 식품 소비세를 내년부터 한시적으로 0%로 낮출 것을 주장하는 등 다수의 야당은 소비세 감세를 공약으로 내세웠습니다. 이에 비해 자민당은 국민 모두에 일률적으로 1인당 2만엔(약 19만원)을 지급하고 어린이와 저소득층에는 1인당 2만엔을 더 얹어 주는 방안을 공약으로 내걸었습니다. 자민당 총재인 이시바 총리는 “사회보장 재원인 소비세를 감세하는 방식은 무책임한 일”이라는 논리를 펴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당의 현금 지급 공약에 대한 여론은 우호적이지 않은 상태입니다. 요미우리신문이 지난달 27∼29일 1061명을 상대로 벌인 전화 여론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28%만 긍정적으로 평가했고 66%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밖에 미일 관세협상이나 헌법 개정을 통한 자위대 명기, 선택적 부부별성제 등도 쟁점입니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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