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삼성동에 있는 직장에 다니는 A씨는 요즘 점심 시간만 되면 한숨이 먼저 나온다. 점심 한 끼 사먹는데 1만5000원이나 들기 때문이다. A씨와 같은 직장인들에게 점심 시간은 ‘월급만 빼고 다 오른다’는 고물가 상황이 온몸으로 체감되는 시간이다.
전국 직장인 점심값 9500원 시대, 유통업계가 점심 한끼 사먹기에도 부담을 느끼는 직장인들을 겨냥해 가성비 도시락 제품을 강화하고 있다. 런치플레이션(런치+인플레이션) 심화 속 수요가 커지고 있는 가성비 간편식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세븐일레븐은 밥과 반찬의 양을 20% 늘린 ‘한도초과’ 도시락을 내놓았다.
백미밥과 목전지를 활용한 바싹불고기와 김치제육볶음을 메인반찬으로 구성한 ‘한도초과 기사식당바싹불고기 도시락’이다. 풍족한 포만감을 목적으로 밥과 반찬의 양을 비슷한 가격대의 일반 도시락 대비 20% 이상 증량했다.
한도초과 기사식당바싹불고기 도시락에는 두부튀김, 계란구이, 어묵볶음, 호박볶음 등이 들어있다. 롯데중앙연구소와 협력해 밥과 반찬의 품질 향상에 신경을 썼다고 세븐일레븐은 강조했다. 도시락 용기도 일반 도시락 대비 25% 사이즈를 키웠고, 시각적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상품 라벨의 크기를 최소화해 모든 반찬이 한눈에 보일 수 있도록 했다.
중량을 늘린 지름 5㎝의 ‘한도초과 숯불향가득불고기김밥’도 출시했다. 불고기 김밥을 편의점 간편식화한 것으로, 메인인 숯불 불고기를 포함해 6가지의 재료를 담았다.
임이선 세븐일레븐 푸드팀장은 “기사식당의 친근한 이미지와 대중적인 메뉴를 활용해 런치플레이션 상황 속 점심값 부담 없이 든든하게 소비자들이 즐길 수 있는 간편식을 개발했다”며 “가성비 있게 만나볼 수 있도록 실속 있는 간편식 라인업을 강화하고 다양한 프로모션을 기획하겠다”라고 말했다.
GS25는 과거 베스트셀러 도시락을 트렌드에 맞게 재해석해 ‘혜자롭게 돌아온’ 시리즈로 선보이고 있다.
지난달 18일, 2017년 출시했던 ‘완전크닭’ 도시락을 새롭게 선보인 ‘혜자롭게 돌아온 완전크닭’의 경우, 올해 출시한 도시락 중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 중이다.
메인 메뉴로 매콤한 자메이카 소스를 입힌 큼직한 통닭다리를 넣고 맥앤치즈, 소시지, 꼬마돈까스 2개, 해쉬브라운 3개 등으로 반찬을 구성해 5000원대에 내놓은 제품이다. 총 40만 개 한정 수량으로 운영된다.
지난달 4월에는 ‘돌아온 등심돈까스 도시락’를 선보인 바 있으며, 이달엔 ‘혜자롭게 돌아온 명가바싹불고기’를 출시할 예정이다.
GS25에 따르면 도시락 예약 주문 건수가 꾸준히 늘고 있다. ‘우리동네GS’ 앱의 도시락 예약 주문은 전년 동기 대비 2024년 22%, 2025년 1분기 39% 증가했다. 예약 주문은 고객이 원하는 도시락이나 간편식을 미리 주문하고 가까운 매장에서 상품을 수령하는 서비스다. 직장인과 학생 등 외식이 잦은 소비자층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GS25 관계자는 “앞으로도 가격 이상의 만족을 줄 수 있는 고품질 도시락 시리즈로 고객 기대에 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솥도시락은 대중적인 한식 메뉴인 돼지불백을 도시락으로 즐길 수 있는 ‘돼지불백’ 시리즈 7종을 출시했다.
다양한 밑반찬에 쌈채소까지 곁들인 정식류, 정식이나 백반 형태로 제공되던 돼지불백을 간단한 덮밥 형태로 재구성한 덮밥류로 구성했다. 돼지불백 정식은 8000원대, 돼지불백 덮밥은 5000원대다.
한솥도시락 관계자는 “돼지불백 정식의 경우 쌈채소 등을 제공해 한 끼의 완성도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한편 NHN페이코가 올해 상반기 모바일 식권 서비스 결제 900만건을 분석한 결과, 전국 직장인 점심값이 평균 9500원으로 나타났다. 2017년 6000원에서 8년간 58%가량 상승한 수준이다. 평균 지출 식비가 가장 높은 지역은 서울 강남구 삼성동으로, 1만5000원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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