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본코리아·바이오노트 등 10곳

상장이후 리포트 발행건수 전무

투자자 ‘깜깜이 투자’ 위험 지적

챗GPT 생성 이미지.
챗GPT 생성 이미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일부가 상장 후 증권사 리포트나 자체 기업설명회(IR) 자료를 내지 않아 투자자들이 ‘깜깜이 투자’에 내몰리고 있다. 특히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높은 기업들은 법인투자자들의 외면으로 리포트 발간조차 이뤄지지 않아 정보 공백이 더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더본코리아는 지난해 11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으나, 현재까지 국내 주요 증권사에서 기업분석 리포트가 발행되지 않았다. 기업 자체의 IR자료도 발간하지 않았으며 기업 홍보 및 컨설팅 업체인 IR큐더스와 소형 증권사 리딩투자증권의 리포트가 각 한 건씩만 나온 상태다.

한국거래소의 유가·코스닥 상장규정 시행세칙에 따르면 상장주선인은 반기별 1회 이상 상장법인의 기업분석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코스닥 상장사는 3년간 해당 세칙이 적용되나,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는 예외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중 외국주권만 상장 후 2년 동안 기업분석보고서를 작성해 제출해야 하며, 국내 기업은 기업분석보고서를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하는 규정이 없다.

외국 기업의 경우 국내 기업보다 정보 접근성이 떨어져 제한적이기 때문에 별도 기준을 정했다는 게 거래소 측의 설명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유가증권시장은 우량 기업이 상장되는 경우가 많다”며 “기업분석보고서가 아니더라도 IR자료나 공시 등 기업정보 확인 루트가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는 우량 기업’이라는 인식 아래, 증권사들이 리포트를 내지 않으면서 투자자들은 기업 정보를 제대로 얻지 못한 채 ‘깜깜이 투자’로 내몰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디지털타임스가 2020년 이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기업들을 조사한 결과 더본코리아를 비롯해 씨케이솔루션, 바이오노트, KB스타리츠, 마스턴프리미어리츠, 미래에셋글로벌리츠, NH올원리츠, 아주스틸,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미래에셋맵스리츠 등 10개 기업에 대해 국내 주요 증권사에서 최근 1년간 단 한 건의 리포트도 발간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씨케이솔루션의 경우 지난 3월 상장 이후 단 한 건도 IR자료나 리포트가 발간되지 않았다. 바이오노트는 지난 2024년 이후,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2022년 12월 이후 증권사 리포트가 나오지 않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커버할 만한 매력이 없는 회사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돼 있더라도 외면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증권사 관계자는 “애널리스트들이 분석 리포트를 발간하는 데는 기관투자가 등 법인 고객들의 매수 주문이 중요한데,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높은 기업은 지배구조 이슈로 법인들이 투자를 꺼려 수요가 거의 없다”며 “결국 리포트를 쓸 이유도 사라진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기준 더본코리아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74%에 달하며 바이오노트는 69%, 씨케이솔루션은 59%다. 최대주주 지분율이 높아 유통주식 수가 적으면 리포트로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이 같은 기업은 되도록이면 커버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법인 중심으로 증권사가 대응하다보니 개인 투자자는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잘못 커버하면 개인 투자자에게도 본의 아닌 피해가 생길 수 있지만, 사실상 회사 실적과 연관돼 있는 부분이 많다”고 귀띔했다.

기업재무 실적을 바탕으로 분석보고서를 작성하다보니 리츠(부동산투자회사)의 경우 리포트에서 다룰 내용이 제한적이라 발간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 관계자는 “리츠는 분기마다 어떤 자산을 편입했는지, 임대료 수익이나 공실률이 어떻게 되는지 이미 공시로 알 수 있다”며 “배당 여부도 결국 주주총회 결의로 결정되기 때문에 이런 정보를 제외하면 따로 분석할 만한 내용이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김지영 기자 jy1008@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김지영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