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유 리더십으로 계엄사태 안정

내각 구성·경제 활성화 등 속도

지지율 60%대… 잘한다 59.3%

시민들이 지난달 4일 서울역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 선서식을 TV로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시민들이 지난달 4일 서울역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 선서식을 TV로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3일 취임 한 달을 맞는다. 대선후보 시절부터 표방해온 ‘실용주의’는 인사를 비롯한 여러 부분에서 돋보였다는 평가다.

또한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를 역임하며 쌓인 디테일한 행정능력도 빛을 발했다. 여기에 자신감을 바탕으로 한 격의없는 소통 행보도 좋은 점수를 받고 있다.

지난달 4일 대통령 취임식을 한 이 대통령은 3일로 취임 한 달을 맞았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사태에도 불구하고 과반이 못 되는 49.42%의 득표율로 당선되면서 다소 불안하게 출발했던 이 대통령은 취임 한 달여 만에 특유의 리더십으로 비상계엄 사태를 안정화했다. 속도감 있는 내각 구성과 민생회복 조치, 경제활성화 집중은 국민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당초 이 대통령의 당선은 절반의 유권자들에게는 반감과 우려를 안겼다. ‘그래도 이재명은 안 된다’는 보수층 유권자의 비토는 물론이고 비상계엄 사태 속에서도 차마 보수정당을 지지할 수 없다는 인식의 중도층 유권자, 진보층 내에서도 이 대통령의 밀어붙이는 행보에 우려를 갖는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한 달 동안 이 대통령이 보여준 행보는 우려가 기대감으로 바뀌는 과정이었다.

여론조사 지표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이 대통령의 지지율을 대선 득표율보다 10% 넘게 오른 50% 후반대와 60%대 초반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지난달 30일~1일 조사, 무선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이뤄졌고,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를 보면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해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59.3%로 나타났다.

특히 ‘잘 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34.6%를 기록했고, PK 지역에서 긍정 응답이 61.7%, 대구·경북(TK)에서도 48.8%로, 나타나 모두 긍정평가 여론이 부정평가 여론보다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권자들에게 ‘예상한 것 보다 괜찮다’는 인식을 심어주며 반감을 줄이는 데 성공했다는 이야기다. 한국갤럽과 전국지표조사(NBS)에서는 60%를 넘는다.

이 대통령의 실용주의 면모는 인사에서도 돋보인다. 부처장악과 강력한 정책 추진의사를 분명히 보이면서도 야당도 수긍할 수 있는 온건합리파를 적절히 배치했다.

이재명 정부에서 유임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26일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강형석 차관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정부에서 유임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26일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강형석 차관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대표적으로 정성호 법무부장관 후보자, 윤호중 행안부장관 후보자, 전재수 해수부장관 후보자 등이다. 또한 윤석열 정부에 몸담았던 송미령 농식품부장관 재기용, 권오을 보훈부장관 후보자 발탁도 ‘통합·탕평 인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우상호 정무수석, 김경수 지방시대위원장 임명은 당내 다양한 계파를 아우르는 인사로 해석된다.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를 역임하면서 쌓인 디테일한 행정능력도 빛을 발하고 있다. 검찰총장 출신으로 행정 경험이 없던 윤석열 전 대통령과 확연하게 대비되는 지점이다.

대표적으로 지난 1일 국무회의에서 해수부에는 “범지구적 해양쓰레기 제거에 한국이 기여하는 방안을 파악하라”, 농림부에는 “산불 진압에 국방부 헬기 동원체계를 만들라”, 국방부에는 “경기북부 미군 반환 공여지 처리 방안을 검토하라”, 행안부에는 “장마철 우수관 배수구 관리를 이행하라”고 구체적으로 지시를 내려 주목을 받았다.

이주호 국무총리 권한대형 겸 교육부 장관이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던 ‘인공지능(AI) 교과서’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방안을 언급하자 △교과서 사업의 경과 △예산 집행 상황 △과목 및 적용 대상을 자세하게 물어보면서 “살펴보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같은 모습에 이 장관은 “전 정부 시절 임명된 국무위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대통령의 모습이 인상적”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이 지난달 4일 취임하자 내린 첫 지시는 비상경제점검 태스크포스(TF) 구성이었다.

비상계엄과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 무너진 민생 회복이 급선무라는 판단에서다. 이같은 조치도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을 역임한 경험에서 나온 결과물로 해석한다. 일의 시급성과 경중을 잘 따져 우선순위를 정해서 신속하고 과감하게 풀어나가는 방식이 돋보였다는 평가다.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점심 식사를 위해 방문한 서울 용산 대통령실 인근 한 식당에서 시민과 대화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점심 식사를 위해 방문한 서울 용산 대통령실 인근 한 식당에서 시민과 대화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특히 이 대통령은 TF가 구성되자마자 열린 첫 회의에서 경기 진작을 위한 추경 편성을 주문했다. 대통령이 직접 △경기회복과 소비 진작 △취약계층·소상공인 우선 지원이란 원칙을 제시하며 진두지휘하면서 취임 보름 만에 추경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돼 국회로 넘어갔고 취임 한 달만에 추경안 통과를 앞두고 있다.

이밖에도 용산 먹자골목에서 즉흥적으로 시민·상인과 소통하고 기자실을 방문해 수시로 소통하는 등 격의 없는 행보도 유권자들의 기대감을 높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지난 12일 용산 대통령 영상기자실을 방문해 카메라를 어깨에 매는가 하면, 26일 국회 시정연설을 마친 뒤에는 대통령실로 복귀하는 과정에서 한 대구탕 집에 들러 점심식사를 하기도 했다. 당시 이 대통령은 시민들과 악수를 하는가하면 사진촬영을 하고 친필 사인도 건넸다.

다만 이 대통령의 이같은 행보에도 ‘실용외교’ 숙제는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다.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가장 중요한 현안으로 꼽혔던 미국발 관세 협상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한미정상회담 개최가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날 중국 측이 자국의 80주년 전승절 행사에 이 대통령 참석 의사를 타진한 것이 확인되며 이 대통령의 실용주의 외교가 본격 시험무대에 올랐다는 분석이다.

임재섭 기자 yj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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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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