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사건을 수사 중인 내란 특별검사팀이 2차 소환조사에 출석하지 않은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해 이달 5일로 조사 일자를 재지정해 출석을 요구했다. 1일 박지영 특검보는 브리핑에서 “특검은 윤 전 대통령에게 7월 5일 오전 9시까지 출석해달라고 통지했다”면서 “5일에도 출석에 불응한다면 그 이후에는 요건이 다 갖춰진 이상 법원에서도 (체포영장을) 내주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경고했다. 이미 2차 소환조사에 불응한 상황에서 또 출석을 거부할 경우 체포영장 청구 요건이 충족된다고 보고, 강제수사에 돌입할 수 있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전직 대통령에게 ‘체포영장’이라는 단어가 언급되는 것 자체가 충격적이다.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출석 요구는 단순한 의례적 절차가 아니라, 비상계엄의 진실을 밝히기 위한 정당한 법적 절차의 일환이다. 내란 및 외환 혐의라는 중대 사안을 규명하는 과정에서, 당시 최고 의사결정자였던 윤 전 대통령의 직접 진술은 가장 중요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윤 전 대통령은 회피하는 모양새다. 이는 국민 앞에 책임지는 태도라기보다, 정치적 유불리만을 따지며 시간을 벌려는 모습으로 비춰진다. 비상계엄에 관여한 혐의로 일부 군 장성들은 수갑을 차고 법정에 서고 있는데, 최고지휘관이라 할 수 있는 전직 대통령은 뒤로 빠져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인상만 심어준다. ‘책임은 지휘관이 가장 먼저 지는 법’이라는 상식을 거스르는 행태라 할 수 있다.
윤 전 대통령은 ‘법과 원칙’을 내세워 국정을 이끌었던 인물이다. 검찰총장 시절에는 정권의 눈치를 보지 않는 강직한 수사 태도를 강조했고, 대통령이 된 뒤에는 ‘공정’과 ‘정의’를 외쳤다. 그런데 지금 보여주는 태도는, 과거의 언행과 분명히 괴리돼 있다. 전직 대통령이라면 국민과 국가를 위해 한층 더 높은 책임감과 도덕성을 보여야 한다. 따라서 특검 앞에 당당히 자신의 입장을 설명하고, 진실을 밝히는 데 협조하는 것이 전직 국가원수로서 최소한의 예의이자 의무일 것이다. 국민들이 윤 전 대통령의 선택을 지켜보고 있다. 전직 대통령답게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그럼에도 법의 부름을 거부한다면 ‘전직 대통령’이라는 칭호가 부끄러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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