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6월 2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사건 8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6월 2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사건 8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사건을 수사 중인 내란 특별검사팀이 2차 소환조사에 출석하지 않은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해 이달 5일로 조사 일자를 재지정해 출석을 요구했다. 1일 박지영 특검보는 브리핑에서 “특검은 윤 전 대통령에게 7월 5일 오전 9시까지 출석해달라고 통지했다”면서 “5일에도 출석에 불응한다면 그 이후에는 요건이 다 갖춰진 이상 법원에서도 (체포영장을) 내주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경고했다. 이미 2차 소환조사에 불응한 상황에서 또 출석을 거부할 경우 체포영장 청구 요건이 충족된다고 보고, 강제수사에 돌입할 수 있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전직 대통령에게 ‘체포영장’이라는 단어가 언급되는 것 자체가 충격적이다.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출석 요구는 단순한 의례적 절차가 아니라, 비상계엄의 진실을 밝히기 위한 정당한 법적 절차의 일환이다. 내란 및 외환 혐의라는 중대 사안을 규명하는 과정에서, 당시 최고 의사결정자였던 윤 전 대통령의 직접 진술은 가장 중요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윤 전 대통령은 회피하는 모양새다. 이는 국민 앞에 책임지는 태도라기보다, 정치적 유불리만을 따지며 시간을 벌려는 모습으로 비춰진다. 비상계엄에 관여한 혐의로 일부 군 장성들은 수갑을 차고 법정에 서고 있는데, 최고지휘관이라 할 수 있는 전직 대통령은 뒤로 빠져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인상만 심어준다. ‘책임은 지휘관이 가장 먼저 지는 법’이라는 상식을 거스르는 행태라 할 수 있다.

윤 전 대통령은 ‘법과 원칙’을 내세워 국정을 이끌었던 인물이다. 검찰총장 시절에는 정권의 눈치를 보지 않는 강직한 수사 태도를 강조했고, 대통령이 된 뒤에는 ‘공정’과 ‘정의’를 외쳤다. 그런데 지금 보여주는 태도는, 과거의 언행과 분명히 괴리돼 있다. 전직 대통령이라면 국민과 국가를 위해 한층 더 높은 책임감과 도덕성을 보여야 한다. 따라서 특검 앞에 당당히 자신의 입장을 설명하고, 진실을 밝히는 데 협조하는 것이 전직 국가원수로서 최소한의 예의이자 의무일 것이다. 국민들이 윤 전 대통령의 선택을 지켜보고 있다. 전직 대통령답게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그럼에도 법의 부름을 거부한다면 ‘전직 대통령’이라는 칭호가 부끄러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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