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AI
김윤명 지음 / 커뮤니케이션북스 펴냄
이재명 정부는 100조원을 투입해 대한민국을 ‘인공지능(AI) 3대 강국’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그러나 기술만 앞서는 사회는 위태롭다. 기술의 중심화는 새로운 사회적 불균형을 야기하기 때문이다. AI가 대한민국의 진짜 미래가 되려면, AI 기술은 모든 사람에게 공정하게 작동돼야 하고, 그 수혜와 위험이 특정 계층에 집중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권리와 책임, 공공성과 민주성을 기준으로 기술사회를 재설계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책은 이 점에서 중요한 문제 제기를 한다. 이미 AI는 대기업과 고소득층, 특정 국가에 집중되고 있다. 기술을 설계하고 통제하는 소수는 점점 더 많은 권력을 갖게 된다. 반면 기술에 접근조차 하지 못하는 다수는 정보·서비스·기회에서 배제되고, 갈수록 격차는 심화된다. 문제는 이러한 격차가 개인의 역량 부족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기술 설계와 배포 과정에서 구조화된다는 점이다. AI는 기회의 문이지만, 통제되지 않으면 또 하나의 불평등이 된다.
따라서 책은 AI를 ‘공공재’로 다뤄야 한다면서 ‘AI 기본사회’를 제안한다. 데이터, 알고리즘, 클라우드 인프라와 같은 기반 기술은 누구나 접근 가능해야 하며, AI는 경쟁의 무기가 아닌 존엄한 삶을 위한 도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사람을 중심에 둔 기술, 모두를 위한 기술이 바로 AI 기본사회의 핵심”라며 “국민 모두가 AI 서비스를 이용함에 있어서 제한이나 차별을 받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는 단순한 접근성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존엄과 시민권에 관한 디지털 시대의 사회계약이다.
책은 대한민국이 ‘AI 기본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헌법적·제도적 방향성과 정책 전략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단순한 이론서가 아니라, 기술이 모든 국민에게 공정하게 작동하는 사회를 실현하기 위한 실천적 청사진을 담고 있다. 정책을 설계하는 공무원, 기술 공공성을 고민하는 시민단체, AI를 활용하는 기업,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려는 교육자와 활동가들에게 실질적인 아이디어와 가이드라인을 제공한다.
결국 책은 기술 중심의 미래가 아닌, 사람 중심의 미래를 함께 설계하자는 강력한 제안이다. 지금 필요한 건 기술을 독점하는 시스템이 아니라, 기술을 모두의 삶 속으로 끌어들이는 새로운 질서다. 책은 그 시작점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저자는 디지털정책연구소(DPI) 소장이다. 네이버 정책수석,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에서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 법제 연구를 맡았으며, 국회에서는 보좌관으로 입법과 정책을 다루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캠프와 인수위인 새로운경기위원회에서, 그리고 이재명 대통령후보(20대, 21대) 캠프에서 활동했다. 대통령 소속 국가지식재산위원회 AI-IP 특위에선 AI 시대에 변화하는 지식재산의 지형을 함께 그렸다. 경희대 법무대학원에서 ‘인공지능법’을, 전남대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에선 ‘데이터사이언스 법과 윤리’를 강의하면서 다음 세대를 준비하고 있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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