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이 라마.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달라이 라마.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시진핑 “공산당과 함께하면 행복할 것”…티베트인에 ‘민족단결’ 강조

‘달라이 라마 후계 문제’ 고삐…달라이라마, 곧 후계자 관련 발표 전망

티베트의 종교지도자 계승을 놓고 중국 정부와 달라이 라마가 이끄는 망명 정부간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티베트는 1950년 중국 마오쩌둥 군에 의해 일방적으로 복속된 후 현재 중국의 일부가 돼 있다.

티베트는 중국에 병합되기 전에는 티베트 불교지도자가 통치하는 일종의 정교일치 사회였다. 중국이 점령한 이후에도 티베트 불교는 티베인들의 삶에 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이 진입한 후 1959년 독립 봉기가 일어난 후 당시 종교적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는 인도 다람살라로 망명해 현재까지 그곳에서 망명정부를 이끌고 있다.

30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27일 시짱(西藏·티베트)자치구 린즈시의 한 마을에 보낸 편지 답장에서 “여러분이 편지에서 잘 말했듯이 북두칠성을 보고 가면 길을 잃지 않고, 공산당과 함께 가면 행복할 것”이라며 “여러분이 당의 변방 진흥·민생 개선 정책 지도 아래 민족 단결을 확실히 수호하고 더 행복한 생활을 만들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신화통신은 시 주석이 2021년 7월 티베트자치구 시찰 중에 이 마을을 방문한 바 있고, 최근 들어 마을 관광 발전과 집체경제(공유제 경제), 민족 단결 등 분야에서 성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시 주석의 언급은 달라이 라마가 90번째 생일을 앞둔 내달 2일 후계자 문제를 언급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시 국가주석이 티베트자치구 주민들에게 ‘민족 단결’을 주문한 것이다.

지난 6일 시 주석은 베이징 중난하이(中南海) 집무실에서 중국 정부가 티베트 불교 2인자로 인정한 판첸 라마 기알첸 노르부(35)를 만나 “티베트 불교의 활불(活佛)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민족 단결·종교 평화·시짱(西藏·티베트)의 안정적 발전과 진보에 더 크게 기여하도록 노력하라”며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판첸 라마는 티베트 불교에서 달라이 라마에 이어 서열 2위인 지도자로 달라이 라마가 열반하면 그의 환생자를 찾아 새로운 달라이 라마로 옹립하는 데 결정적 권한을 갖는다. 기알첸 노르부는 1995년 중국 정부가 판첸 라마 선정 과정에 개입해 11대 판첸 라마로 일방적으로 지명한 인물이다.

중국 통치에 반대해 인도 북부 다람살라에 망명정부를 세우고 비폭력 독립운동을 이끌어온 달라이 라마는 그를 ‘가짜 판첸 라마’ 또는 ‘관제 판첸 라마’라고 간주해 정통성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1989년 10대 판첸 라마가 세상을 떠나자 그의 환생자로 달라이 라마가 선언한 소년 게둔 최키 니마는 지명 직후 실종됐으며, 중국 당국에 의해 사실상 연금 상태에서 생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달라이 라마가 사망할 경우 후계자 지명이 중국 당국의 소관이라고 주장한다. 이에 달라이 라마는 자유가 없는 땅에서는 환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왔으며 지난해 출간한 자서전에서 중국이 아닌 자유세계에서 환생하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규화 대기자(davi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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