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 28일부터 시행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규제는 역대급 수준의 고강도 대책이다. 소득 수준이나 아파트 가격에 관계없이 주담대 한도를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의 절반 수준인 6억원으로 묶은 게 핵심이다. 게다가 두 채 이상 주택을 보유한 사람은 아예 주담대가 금지되고, 주담대로 집을 산 사람은 6개월 내에 입주해 전입신고를 해야 한다. 한 마디로 서울과 수도권 대출을 꽁꽁 틀어막아 ‘영끌’, ‘빚투’ 구매 수요를 억제하겠다는 초강력 대책이다. 하지만 시장은 이번 규제가 정책 목표는 이루지 못한 채 부작용만 키울 위험이 크다고 우려한다. 만약 부작용을 통제하지 못하면, 감당하기 힘든 후유증을 남기게 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오는 상황이다.
우선, 이번 규제는 중산층과 2030세대 등 실수요자들의 내집 마련 기회까지 가로막는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특히 젊은 세대의 경우 사실상 서울 진입 자체가 불가능해졌다는 분석이다. 둘째, 대출 규제를 우회하려는 편법과 불법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 이미 사금융이나 고금리 대출을 이용해 자금을 마련하는 사례가 포착되고 있다. 이는 가계부채의 질을 악화시켜 또 다른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셋째로는, 거래 자체가 얼어붙는 ‘거래 절벽’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 매수자는 대출이 막혀 집을 살 수 없고, 매도자는 가격을 쉽게 낮추기 어려운 상황이 올 수 있다. 이로 인해 부동산 시장이 유동성을 잃고 침체 국면에 빠질 수 있다. ‘가격 안정’이 아니라 ‘시장 마비’로 이어지는 것이다.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기 위해선 대출 규제는 필요하다. 그러나 그 강도와 적용 방식은 정밀하고 신중해야 한다. 실수요자의 기회를 빼앗고, 시장 기능을 마비시킬 정도의 대출 규제라면 후유증은 엄청날 수 밖에 없다. 투기 억제와 집값 안정이라는 정책 목표가 아무리 정당하더라도, 그 수단이 과도하다면 이는 ‘규제’에 불과할 것이다. 지금이라도 정부는 초강력 대출 규제로 인한 부작용을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 집값은 잡되, 국민의 삶까지 옥죄어선 안 된다. 정책의 강도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균형과 책임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더 강한 규제가 아니라, 더 똑똑한 정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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