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NDC 25 개최 이정헌 넥슨일본 대표 "시장 양극화… 지속 혁신 요구돼" 글로벌 게임 경쟁 심화에… 규모·퀄리티 뛰어난 게임이 돌파구 게임 마케팅 방법도 변해야… 출시 1년 전부터 영상 공개
지난 3월 말 출시한 '퍼스트 버서커: 카잔' 캐릭터 대표 이미지. 넥슨 제공
글로벌 게임 시장이 포화·정체 상태에 빠진 가운데 넥슨이 '빅 게임' 전략을 통해 위기를 정면돌파하겠다고 선언했다. 신작 마케팅 역시 최소 1년 전부터 전개해 이용자들 사이에서 기대감을 끌어올리는 전략을 펼 방침이다.
넥슨은 24일 경기도 판교의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넥슨 개발자 콘퍼런스(NDC)25'를 열고 이같은 신작 출시 전략과 지식재산(IP) 관리 방법론 등을 참가자들과 공유했다.
박용현 넥슨코리아 개발 부사장 겸 넥슨게임즈 대표가 24일 경기도 판교의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린 '넥슨 개발자 콘퍼런스(NDC)25'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넥슨이 얘기하는 빅 게임이란 기존 글로벌 강자와 경쟁해 이길 수 있는 게임이다. 박용현 넥슨게임즈 대표(넥슨코리아 부사장)은 "빅게임은 게임의 규모, 퀄리티 모두 기존 강자와 경쟁해서 이길 수 있는 타이틀로 정의한다. 그동안 제작했던 것 이상을 선보여야 한다"며 "이미 중국과 동유럽의 게임사는 (기존 게임 강자들과) 승부를 보기 시작했고 우리는 늦은 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내수 시장에 집중했던 중국은 막대한 자금력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신작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검은신화: 오공', '원신', '킹덤컴 2' 등의 성공 사례를 소개했다.
이날 넥슨은 '트레일러' 영상 공개 시점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한국 게임사는 출시 2달 전부터 마케팅을 전개하지만, 글로벌 강자들은 출시 수년 전부터 게임 정보를 풀면서 기대감을 형성한다"며 "신규 IP를 출시하는 만큼 우리는 적어도 1년 전부터는 게임 플레이를 담은 트레일러를 공개하며 기대감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트레일러 영상은 게임 정보를 담고 있어 개발자 모집 단계에서 비전을 제시할 수 있다는 부가적 효과도 있다"며 "이는 개발 조직에게 나아갈 방향성을 제시하고 게임의 퀄리티를 끌어올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정헌 넥슨 일본법인 대표가 24일 경기도 판교의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린 '넥슨 개발자 콘퍼런스(NDC)25'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넥슨은 세계 게임산업이 소수의 인기 게임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정헌 넥슨일본 대표는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지속되는 가운데 소수 IP 중심으로 게임 시장 재편이 가속화하고 있다"며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웹3, 인공지능(AI), 이용자창작콘텐츠(UGC) 등 신규 트렌드와 이용자의 라이브 서비스 기대치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 지속적인 혁신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글로벌 게임사들이 고퀄리티 콘텐츠를 지향하면서 제작비가 급증했다. '스파이더맨' IP 기반의 '마블 스파이더맨'의 개발비는 2018년 1500억원 수준이었지만 후속작은 4600억원이었다. 글로벌 인기 IP인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콜 오브 듀티'는 2023년 제작비가 1조원을 넘어섰다.
게임 시장 초창기에는 장르·권역별로 대형 콘텐츠를 앞세우는 게임이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이 게임들을 출시한 회사들이 '빅 플레이어'로 성장해 장르·권역별 시장을 이끌었다. 그러나 최근 게임 시장 포화 현상 여파로 세계 게임사들이 권역·장르 확대를 지향하면서 시장 경쟁이 치열해졌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이런 상황에서 한국 게임사가 성과를 내려면 글로벌 강자와 경쟁할 '빅 게임'을 선보이는 한편, 글로벌 이용자에게 친숙한 마케팅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면서 "또한 이용자의 콘텐츠 소비 속도에 발맞출 수 있는 대규모 조직 운영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