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동물대체시험활성화법 제정 의지를 밝히면서 한국에서도 동물대체시험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이미 신약 개발 과정에서 동물실험 의무를 단계적으로 폐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같은 추세에 따라 관련 시장을 선점하려는 기업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24일 신약개발 업계에 다르면 동물시험 대체 방안으로 오가노이드(유사 장기)가 가장 유력하게 거론된다.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오가노이드를 통한 약물 스크리닝 서비스인 '삼성 오가노이드'를 론칭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오가노이드 사업 분야 중 우선 '암 환자 유래 오가노이드'를 통한 항암 신약 후보물질 스크리닝에 주력할 계획이다. 기존 세포·동물 모델 활용 후보물질 스크리닝은 낮은 환자 유사성, 비용 부담, 윤리적 문제 등의 단점을 안고 있다. 오가노이드를 통해 기존 방식을 대체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이외에 오가노이드사이언스가 오가노이드를 활용한 차세대 세포 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는 등 국내 바이오테크들도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

FDA의 정책 전환과 이 대통령의 제도화 움직임에 힘입어 오가노이드 기반 기술은 동물대체시험의 핵심 대안으로 주목받으며 성장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이 대통령은 대선 공약으로 동물대체시험 활성화법 제정을 통해 동물대체시험법 개발 및 표준화를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동물실험 대체 방안으로 인공지능(AI) 모델도 떠오르고 있다. AI 신약 개발을 국가 전략급 산업으로 격상하고 민관 협력을 강화하려는 정부의 의지가 더욱 확고해지면서 국내 제약사들의 자체 AI 플랫폼이 주목받고 있다. 이 대통령은 후보 시절 제약바이오 강국 도약을 위해 '글로벌 진출 신약 개발을 위한 AI·빅데이터 등 신기술 융합 생태계 조성' 등을 내세운 바 있다.

대웅제약은 AI 신약 R&D 시스템 데이지(DAISY)를 구축하며 신약 개발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데이지는 8억종에 달하는 주요 화합물 분자 모델을 전처리한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신약 후보물질 발굴 과정을 지원해 후보물질 최적화 단계까지 소요되는 기간을 단축하는 시스템이다. 데이지의 신약 후보물질을 탐색하는 기술인 AIVS는 AI를 활용해 새로운 신약 후보 물질을 효율적으로 발굴하는 역할을 한다.

JW중외제약이 지난해부터 개발중인 AI 신약개발 플랫폼 제이웨이브(JWave)는 질병을 일으키는 단백질에 작용하는 유효 약물을 탐색하고, 선도물질 최적화를 통해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업계 관계자는 "동물실험 폐지와 관련해 정부 차원의 제도화 움직임은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 큰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오가노이드와 AI 기반 플랫폼 등 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글로벌 동물대체시험 시장을 선점하려는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선기자 already@dt.co.kr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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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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