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9개월 만에 3100선 넘어서
유동성 확대·새정부 정책 업고
최근 한달간 20% 가까이 폭등
단기 과열로 인한 조정은 주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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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의 확장적 재정 정책과 글로벌 유동성 확대가 맞물리고, 상법 개정 등 증시부양 정책이 힘을 얻으면서 코스피가 연내 3500에 도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권이 이제 시작된 만큼, 정책 실현 가능성과 시장 영향력이 높다는 분석이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3103.64에 마감하며 2021년 9월 27일 이후 3년 9개월여 만에 3100선을 돌파했다. 코스피는 최근 한 달간 2600선에서 3100까지 20% 가까이 상승했다. 전 세계 주요 지수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코스피 다음으로 높은 지수는 코스닥으로, 코스닥 역시 11% 이상 상승했다. 같은 기간 국내 지수의 상승률은 해외 지수를 압도했다. 코스피 상승폭은 우리나라 다음으로 상승폭이 컸던 이스라엘 TA-35 지수(9.18%)보다 두 배 이상 컸고, 미국 나스닥과 일본 닛케이도 4%대 상승에 그쳤다.

4년 가까이 '2000 박스피'에 갇혀 있던 코스피가 단숨에 3000과 3100선을 통과하면서 시장의 관심은 이 같은 상승 랠리가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에 쏠리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최근의 급등에도 추가 상승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다만 여기에는 유동성과 정책 모멘텀 지속, 달러 약세 등이 선결돼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의 추가적인 상승을 위해서는 글로벌 유동성 증가와 달레 약세가 필수 조건"이라며 "현재 글로벌 유동성은 111조달러로 올해 들어 꾸준히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고, 오는 9월과 12월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남아있는 점을 감안하면 달러 약세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국내 내부 유동성 역시 긍정적인 상황이다. 전반적인 유동성을 살필 수 있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광의의 통화(M2) 비율은 2020년 155%에서 163%로 상승했다. 여기에 지난달 한국은행의 추세적 금리인하가 시작됐고, 추가경정예산 논의도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유동성 장세'가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주식시장 상승세는 잉여 유동성 랠리"라며 "2020~2021년과 유사한 구간"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현재 상승세가 과거와 다른 점은 IT 외에서 상승이 주도됐고, 시총 상위 업종에 의존하지 않은 랠리"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잉여 유동성 랠리에 따라 주가수익비율(PER) 상승 여력은 더 남았다"며 "이후에는 이익 추정치 흐름에 달렸는데, 현재 이익 추정치가 유지된다면 상단은 3400포인트까지 열어둘 수 있다"고 말했다.

유동성 확대와 함께 새 정부의 정책 역시 추가 상승동력이 될 것으로 봤다.

김병연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 투자전략부 이사는 "정부가 말하는 정책과 법 개정이 진행되고 기업이 이에 맞춰서 따라가야 한다"며 "이 같은 정책기조가 유지되면서 영구 배당성향은 35% 수준, 실질 성장률은 1.5%를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새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상법개정과 배당분리과세, 자기주식 소각 의무화 등 정책 모멘텀이 내년 6월 지방선거 전까지 이어진다면 내년 상반기까지 코스피가 3600선에 도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권 초반이라는 강력한 영향력과 거대 여당 정국에 힘입어 정책이 실제로 나타나면서 상승이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상헌 iM증권 연구원은 "최근 이차전지 종목들의 주가 움직임을 보면 업황 전망 등과 관계 없이 오르고 있는데, 이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유입되며 시총 상위 종목들을 차례로 매수하고 있는 것"이라며 "외국인 투자자의 유입 요인 중 가장 강력한 것은 정책의 실현 가능성"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현재 정권이 초기인 만큼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도 상당할 것"이라며 "유동성 장세 속 정책 모멘텀이 확대되며 코스피가 연내 3500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단기과열로 인한 조정을 준비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개인 투자자들의 신규 유입은 레버리지를 동반한다"며 "최근 국내 주식시장 시가총액대비 신용잔고는 0.7%로 2012년 이후 평균인 0.6%를 넘어섰다"고 말했다.

거래대금 회전율과 신용, 개인 투자자의 거래 비중 등이 시장의 과열을 가리키고 있다는 것이 김 연구원의 해석이다. 그는 "유동성이 주가를 끌어올릴 때엔 예상보다 더 길게 오르는 경향이 있고, 유동성 장세는 마지막 주도주로 매기가 쏠리면서 끝난다"며 "올해 주도업종인 조선과 방산, 원전이 여전히 주도주 위치를 유지하고 있지만, 개인 수급이 몰리며 신용이 전에 없던 수준으로 늘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밸류에이션이 올라 단기적으로 조정 받을만한 자리인 만큼 주식을 팔아 현금을 확보하고 2분기 실적발표 후 조정받은 주도업종을 다시 담는 전략을 생각해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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