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넘게 2000선에 묶여 있던 코스피가 3100선을 뚫는데 필요한 시간은 딱 3주였다. 이스라엘과 이란 간 분쟁으로 주춤하는 듯했던 코스피는 오랜만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덕을 보며 다시 급등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일보다 89.17포인트(2.96%) 오른 3103.64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가 마지막으로 종가 3100을 넘었던 것은 2021년 9월 27일이었다.

이후 코스피는 4년 가까이 2000 박스권에 머물렀다. 코로나 팬데믹과 2번의 정권 교체가 있었지만, 2000 아래로 내려가지도, 3000을 뚫지도 못했다.

코스피 상승세는 지난 3일 대통령 선거 이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당시 2698.97이었던 주가는 3주 만에 400포인트 이상 올랐다.

특히 이날 상승세는 지난 주말 미국의 이란 핵시설 폭격 이후 고조된 긴장감을 완전히 해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날 주식을 팔았던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4322억원, 2591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였다.

전날 폭격 여파로 0.24% 하락한 뒤 이란이 보복을 가했지만, 미국에 공습 사실을 미리 알리며 사실상 '약속대련'으로 끝났고 이후 미국의 중재로 이란과 이스라엘이 휴전을 공식화하면서 주춤했던 코스피가 다시 날개를 달았다.

뉴욕증시 역시 긴장감 완화에 주요지수가 1% 가까이 상승하고 일본과 중국도 1% 안팎의 상승률을 기록했지만, 코스피는 상승률이 두 배가 넘는 '나홀로 질주'를 이어갔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상승세를 주도한 것도 주목할 점으로 꼽힌다. 시총 1위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 4.31% 상승하며 '6만전자'에 복귀했고, SK하이닉스 주가는 7.32% 상승했다. 중동 긴장감 완화에 방산주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는 2.61% 하락했지만, 다른 업종들 모두 고르게 상승했다.

전날 더불어민주당이 '코스피5000 특별 위원회'를 출범한 기대감에 지주와 증권업종 강세가 두드러졌고, 지정학적 긴장 완화로 인한 유가 하락 수혜주인 항공과 유틸리티업종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정학적 긴장이 완화되자 곧바로 외국인과 기관이 순매수로 복귀하며 글로벌 증시를 뛰어넘는 성적을 보였다"고 말했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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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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