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파 구분 없이 꾸릴 계획이지만 난항 예상 책임과 권한도 불분명해 추진 동력 의구심 6·3 대선 이후 3주째 쇄신 방향을 결정하지 못한 국민의힘이 조만간 혁신위원회를 띄울 예정이다. 특정 계파 구분 없이 원내기구로 꾸리겠다는 방침이지만 인선, 권한 등의 측면에서 출범이 원활히 이뤄질지는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성훈 원내대변인은 24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친윤(친윤석열), 친한(친한동훈) 이런 계파 구분 없이 다양한 의원들을 혁신위에 담아내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조금만 시간을 주면 곧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혁신위원장과 위원까지 다양한 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물밑에서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혁신위는 송언석 원내대표가 지난 16일 원내대표 경선에서 당내 쇄신 방안을 논의할 방법론 중 하나로 제안한 기구다. 송 원내대표는 지난 17일과 18일 이틀에 걸쳐 선수별 간담회를 마친 뒤 전당대회를 개최하겠다면서 "혁신위도 조기에 구성하는 게 좋겠다고 하는 의원들의 뜻에 따라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또 다른 지도부인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해 친한계를 중심으로 혁신위에 부정적인 뜻을 나타내면서 논의가 지지부진했다. 게다가 오는 8월 전당대회 개최가 유력한 상황에서 원내기구인 혁신위가 책임과 권한을 얼마나 가져갈 수 있을지, 결과물을 낸다 하더라도 의원들이 이를 받아들일지를 놓고도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다.
박 원내대변인은 "혁신위가 출범하면 말만 혁신을 하는 기구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당의 혁신을 이끌어낼 수 있는 기구가 되도록 권한과 책임을 확실하게 부여할 생각"이라며 "언론에서 친한계로 구분하는 의원들에게도 다양한 경로를 통해 (혁신위에 참여해줄 것을) 전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혁신위원장과 위원 등의 인선 작업이 난항을 겪으면서 추진 동력은 힘을 잃어가는 것으로 파악된다.
원내 지도부의 의지와 달리 혁신위 출범이 늦어지면서 결국 차기 지도부가 쇄신의 키를 쥐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 17일 "송 원내대표의 혁신을 위한 여러 고민과 당을 바꾸고자 하는 의지를 존중한다"면서도 "혁신위는 제 거취가 결정되면 당 지도부가 새롭게 비상대책위원회나 당 대표 권한대행 체제로 이뤄질 텐데 거기서 다루는 게 맞다고 본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다만 박 원내대변인은 "현안은 현안이고 당내 혁신도 중요한 만큼 (혁신위 구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국민 눈높이에 맞는 혁신 방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송언석(왼쪽 세번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4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