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가 위치한 미 조지아주 인근 기업·학교 등과 협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응해 현지 투자와 고용 창출을 약속한 현대차그룹은 HMGMA를 지역 경제 활성화의 허브로 삼아 미국의 일자리 창출과 경제 발전을 함께 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미 조지아주 소재 은행 뱅크사우스(BankSouth)의 해롤드 레이놀즈 최고경영자(CEO) 등 경영진은 지난 20일(현지시간) HMGMA를 방문했다. 이들은 공장을 둘러볼 뿐 아니라 지점과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세울 곳에 대해 HMGMA와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HMGMA는 뱅크사우스와 협력해 부지 내 지점·ATM 구축과 근로자(메타프로·Meta Pros) 전용 금융 프로그램, 주택담보대출 등을 제공하기로 했다.
최근에는 조지아공과대의 앙헬 카브레라 총장을 비롯한 대학 관계자들이 HMGMA를 찾아 생산시설을 둘러보고 협력 확대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23년 조지아공대와 중장기 파트너십을 맺어 미래 우수 인재 발굴 및 채용 프로그램을 추진하기로 한 바 있다.
이 일환으로 HMGMA 첫 번째 인턴십 프로그램 참가자를 모집, 10주 동안 품질 관리, 용접, IT, 재무 등의 부서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중이다.
조지아주 사바나에 위치한 헌터 육군 비행장의 관계자들을 초청해 재향군인이 HMGMA에서 새로운 일을 시작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HMGMA가 지역의 기업, 학교, 군과의 소통을 늘리는 것은 미 현지 일자리 창출과 경제 발전에 이바지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서다. 트럼프 행정부는 수입차에 관세 25%를 부과하며 '관세를 피하고 싶으면 대미 투자를 늘리라'는 엄포를 놓은 바 있다.
이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3월 HMGMA 준공식에 앞서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주재한 발표 행사에서 향후 4년간 미국에 210억달러(약 31조원)를 투자할 것을 밝힌 바 있다.
그중 자동차 생산에 86억달러를 투입해 HMGMA의 생산능력을 30만대에서 50만대로 확대하며 미 현지생산 120만대 체제를 구축하기로 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CEO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HMGMA는 조지아에서 8500개의 직접 일자리와 4만개 이상의 간접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며 현지 일자리 창출에 대해 강조한 바 있다.
작년 10월 초부터 시범 가동을 시작한 HMGMA는 올 5월까지 3만대가량을 생산했다. 아이오닉 5, 아이오닉 9을 시작으로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 대응해 하이브리드차 혼류 생산도 단행할 방침이며, 내년부터는 기아 차종도 생산될 예정이다. 임주희기자 ju2@dt.co.kr
앙헬 카브레라(왼쪽 2번째) 조지아공대 총장을 비롯한 대학 관계자들이 HMGMA에 방문해 생산시설을 견학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HMGMA 제공
정의선(왼쪽 2번째)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 3월 24일(현지시간)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도널드 트럼프(왼쪽 3번째) 대통령이 주재한 발표 행사에서 미국에 210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집행할 것을 발표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