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맥주

우지환 지음 / 커뮤니케이션북스 펴냄


스웨덴의 오미펠 양조장은 '소셜 브루잉'(Social brewing)이라는 공동 창작 모델을 도입했다. 지역 소비자들이 제출한 맛 선호도와 로컬 재료 데이터를 인공지능(AI)에 입력하면, 브루마스터가 이를 토대로 레시피를 완성하는 방식이다. 이 시스템 도입 이후 해당 양조장에 대한 고객 충성도는 25%포인트 이상 높아졌다. 일본 아사히맥주도 AI 기술을 양조 현장에 도입했다. AI를 통해 발효 중 발생하는 휘발성 화합물(VOC)을 실시간 감지하고 향미 변화를 예측한다. 덕분에 맥주 맛의 일관성을 확보했고, 소비자 불만 사례를 크게 줄였다.

맥주는 가장 오래된 음료 중 하나다. 이 전통의 술이 이제 AI를 만나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바로 '비어 테크'(Beer Tech)라 불리는 AI와 맥주 산업의 융합이다. 책은 독일, 일본, 미국, 중국 등 전 세계 양조장들이 AI를 도입해 어떻게 맥주를 혁신하고 있는지를 생생하게 소개한다. AI는 맥주 소비자들의 취향을 정교하게 분석해 맞춤형 레시피를 제안하고, 품질을 자동으로 제어하며, 더욱 정밀한 생산 공정을 가능케 한다. 유통 경로를 최적화하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마케팅 전략도 수립한다.

흥미로운 점은 전통의 양조 장인과 데이터 과학자가 한 팀을 이루어 새로운 맥주를 함께 만들어간다는 사실이다. 이는 단순히 기술을 접목하는 수준을 넘어, 맥주 제조 방식과 산업 구조 전반에 근본적인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책은 이렇게 맥주 산업 전반에서 벌어지고 있는 디지털 전환의 흐름을 통찰력 있게 풀어낸다. 인간과 AI가 함께 빚어내는 '지능형 맥주'의 시대, 그 첫 장을 함께 열어보길 바란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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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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