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키워드 검색에서 검색·예약·결제·일정 계획까지… 'AI 검색 에이전트' 서비스의 부상
인공지능(AI) 기술이 발전하면서 인터넷이나 모바일을 통한 정보검색 시장에도 근본적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키워드 중심의 전통적 검색 방식이 약화되고 그 자리를 AI 검색 방식이 대체해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양상은 수십년간 정보검색 시장에서 단연 1위를 차지한 구글의 점유율이 하락세를 보이는데서 찾아볼 수 있다. 웹 트래픽 분석업체인 스타트카운터(Statcounter)에 따르면, 구글은 2015년 4월 이후 전 세계 검색 시장에서 줄곧 90% 이상의 점유율을 유지했으나, 지난해 10월 처음 89.34%로 하락한 뒤 89%대에 머물고 있다.반면 챗GPT, 퍼플렉시티(Perplexity)와 같은 생성형 AI 서비스 사용자는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이런 AI 검색 서비스는 사용자의 자연어 질문을 문맥까지 이해해 답변을 요약·제공하면서 구글과 같이 기존의 전통적인 검색 엔진들과 명확히 차별화된다.
오픈AI는 챗GPT의 전 세계 주간 활성 사용자 수가 지난 2월 4억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2023년 11월 1억명에서 채 2년도 되지 않아 4배 이상 폭증한 것이다. 이에 따라 구글, 네이버 등 전통적인 검색 서비스에서도 AI가 검색 내용을 최적화하여 결과를 보여주는 AI 개요, AI 브리핑 서비스를 출시했다.
전통적인 검색 엔진의 영향력은 여전히 크지만 주요 검색 서비스인 구글, 네이버에서도 생성형 AI 기반 검색 결과 기능을 도입한 것은 검색 시장의 주도권이 점차 생성형 AI로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생성형 AI 시장 규모는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다양한 산업에서의 기술 혁신과 함께 검색 시장에서 또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가트너는 세계 AI 시장 규모가 2024년 2334억달러에서 2032년 1조 7716억달러로 연평균 29.2%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 주요 공공서비스도 단순 응답형 챗봇을 넘어 소비자의 질문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맥락에 맞는 답변을 제공할 수 있도록 생성형 AI 기반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법제처는 지난해 12월부터 5218건의 법령에 대한 지식베이스 약 75만건과 법령 관련 질의 답변 데이터 약 2만 건을 수집해 AI 모델에 반복 학습을 수행한 지능형 법령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내년에는 법령 조문뿐만 아니라 입법 배경과 취지, 관련 판례나 해석례 등 다양한 정보를 이용자 편의에 맞게 정리 제공하는 생성형 AI 법령 정보 서비스로 고도화할 예정이다.식품의약품안전처는 생성형 AI와 RAG(Retrieval-Augmented Generation, 검색증강생성) 기술을 바탕으로 지난 3월부터 민원인 안내서 1231건과 공무원 지침서 226건을 학습한 검색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RAG는 대규모 언어모델(LLM)의 답변 정확도와 관련성을 높이기 위해 외부 데이터 소스를 활용하는 기술이다.
금융위원회가 지난해 11월 생성형 AI를 활용한 '혁신 금융 서비스'를 지정하며 주요 은행에 망분리 규제 특례를 부여한 이후 금융 분야도 AI 기반 서비스 혁신을 본격로 추진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RAG 기술을 기반으로 직원 업무 지원용 챗봇을 도입했으며, 기존 AI 은행원 서비스의 성능을 챗GPT로 고도화해 보다 정확한 고객 응대가 가능한 AI 금융 서비스도 예정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고객 대상 실시간 AI 통번역 채팅과 AI 통번역 기기를 도입해 외국인 특화 점포에 배치했다.
해외에서도 마찬가지다. 해외 주요 기관과 민간 기업에서는 자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AI 검색 서비스를 통해 검색만으로도 전문 업무를 실질적으로 지원하는 지능형 검색 기능을 구현했다. 미국 유타주의 세무위원회(Utah Tax Commission)에서는 세무 콜센터 상담원의 과거 통화내역, 상담원 교육자료, 세법 문서, 최신 주 웹사이트 정보 등 자체 데이터 기반 RAG 시스템을 AI 챗봇에 학습시켜 정확도 높은 답변을 제공한다. 톰슨 로이터(Thomson Reuters)는 최신 LLM을 최적화해 방대한 양의 법률 데이터를 신속하게 분석하고 핵심 정보를 추출하여 문서 검토, 서면 초안 작성, 계약서 분석 등 다양한 업무를 자동화한 법률 전문가 전용 AI 어시스턴트 '코카운슬'(CoCounsel)을 2023년 8월 출시했다.
이처럼 생성형 AI를 중심으로 한 정보 제공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으나 국내가 정보 탐색과 응답 중심이라면 해외는 정보 제공을 넘어 의사결정 지원과 실질적인 업무 수행까지 이어지도록 고도화가 진행되고 있다.
소비자들은 생성형 AI가 단순 정보 탐색을 넘어 'AI 에이전트'로 진화해 반복적이고 복합적인 업무까지 수행하는 주체로 인식하고 있다. 'AI 에이전트'는 사용자의 의도에 따라 자율적으로 행동을 수행하는 AI를 기반으로 사용자의 의도를 이해하고 필요한 정보를 수집해 자율적으로 행동하는 시스템이다. 이런 인식 인식 변화와 기술의 진화에 따라 검색 분야도 다양한 서비스를 결합해 검색 그 자체로 실행이 가능한 '검색 에이전트'(Search Agent)로 진화 중이다.
이런 배경에서 최근 엔트로픽에서 발표한 'MCP'(Model Context Protocol)와 같은, 검색 서비스에 외부 서비스를 유기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 기술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기존에는 서비스 연동을 위해 개별 맞춤형 프로토콜 개발과 반복적인 연계 작업이 필수적이었으나, MCP는 표준화된 프로토콜을 제공함으로써 이를 단순화해 검색 에이전트 시대의 핵심 기술로 꼽힌다.
MCP는 마치 USB 허브처럼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여러 서비스를 AI와 연결하며 서비스 연동과 통합을 구현하는 기술적 수단으로 기능한다. MCP는 호스트(Host), 클라이언트(Client), 서버(Server)로 구성된다. 호스트는 챗GPT와 같은 연결의 주체인 LLM이며, 클라이언트는 호소트의 내부에서 서버와 연결을 유지하는 역할, 서버는 LLM이 상호작용 할 수 있도록 클라이언트에 기능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주말 동안 강원도로 여행 갈 거야"라는 요청에 대해 검색 에이전트는 구글맵과 에어비앤비를 검색해 적합한 숙소를 추천한 뒤 예약·결제·일정 계획까지 직접 실행하며 여행 매니저 역할을 수행한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배고은 선임연구원은 "국내외 주요 기관과 기업에서는 외부 정보나 최신 데이터를 보완하는 기술적 접근 방식으로 자체 RAG 구조를 도입한 생성형 AI 시스템을 구축해 정보 제공 방식을 고도화하는 추세"라며 "하지만 국내의 경우 개인정보 보호와 보안 등의 제약으로 인해 데이터를 외부에 전면 개방하거나 다른 플랫폼과 연동하기엔 한계가 존재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