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 악성 미분양(준공 후 미분양) 주택을 사들이는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CR리츠)가 대구, 양산, 경주에서 1400가구를 추가 매입한다. 이로써 CR리츠 매입 주택은 2000가구가량으로 늘어나게 됐다.

2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말까지 CR리츠 3개가 신규 영업등록을 신청했다. 이들 리츠는 각각 경북 경주(163가구), 경남 양산(265가구), 대구 달서구(990가구)의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 매입을 계획하고 있다.

특히 규모가 큰 대구의 미분양 아파트는 후분양으로 지난 4월 준공했다가 1년 넘게 비어있는 곳이다. 발코니 확장 등 옵션 항목을 대거 무상으로 제공했지만, 청약에서 참패하고 결국 전체 990가구를 CR리츠가 매입하게 됐다. 대구의 준공 후 미분양은 지난 4월 말 기준 3776가구로, 전국에서 가장 많다. 전체 악성 미분양(2만1897가구)의 17%를 차지한다.

CR리츠의 대단지 미분양 아파트 매입이 완료되면 대구 준공 후 미분양이 상당 폭 줄어들 수 있다.

CR리츠는 여러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미분양 주택을 사들여 임대로 운영하다가 부동산 경기가 회복되면 매각해 수익을 내는 구조다.

정부는 올해 말까지 지방에서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을 사들이는 CR리츠에 대해 취득세 중과세율을 적용하지 않고, 취득 후 5년간 종합부동산세 합산에서 제외해주기로 했다.

앞서 '1호 CR리츠'가 대구 수성구 수성레이크우방아이유쉘 288가구 매입을 마쳤으며, 광양 275가구를 매입하기 위한 2호 리츠는 금융위원회 검토를 거쳐 이르면 이번 주 등록 절차를 마친 뒤 매입에 착수한다. 이에 따라 CR리츠가 매입했거나 매입을 신청한 지방 악성 미분양은 1981가구로 늘었다. CR리츠는 두 차례 도입됐으며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2100가구, 2014년 500가구를 매입했다. 세종=강승구기자 k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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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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