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마리서치가 인적분할을 공식화한 뒤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계속되고 있다. 회사는 주주서한을 통해 해명에 나서고, 매출 1조원 달성이라는 청사진까지 내세웠지만 시장의 시선은 여전히 싸늘하다. 개인투자자들이 본격적인 집단행동에 나서고 있어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23일 소액주주 행동주의 플랫폼 액트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액트에 모인 소액주주들의 주식 수는 44만2851주로, 전체의 4.2%가 넘는다. 소액주주 지분이 4% 이상 결집된 것은 회사 입장에서도 무시할 수 없다. 반대표 결집 여부에 따라 주주총회에서 안건 통과 여부가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주주들의 반발이 끊이지 않자 결국 회사는 주주들을 달래기 위해 서한을 보냈다.
손지훈 대표는 이날 주주서한을 통해 2029년까지 매출 1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공식화했다. 손 대표는 이번 인적분할에 대해 "파마리서치가 글로벌 재생의학 시장에서 더욱 빠르고 유연하게 성장하기 위해 내린 전략적 결단"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인적분할로 본업인 메디컬 에스테틱과 화장품 사업 중심의 사업회사인 파마리서치와 인수합병 및 신성장 전략을 전담할 존속 지주회사 파마리서치홀딩스로 분리할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각 영역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신설 사업회사 파마리서치는 스킨부스터 '리쥬란'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더욱 박차를 가하는 성장 엔진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지주사로 전환될 파마리서치홀딩스는 단순히 투자를 관리하는 회사를 넘어 바이오 및 재생의학 분야의 차세대 파이프라인 발굴, 전략적 인수합병(M&A)을 전담하며 성장 인큐베이터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마 위에 오른 분할비율 산정에 대해선 "법적 제약 하에 사업부문에 직접 귀속되지 않는 공통 자산 및 현금성 자산에 대해서만 회사의 장기 성장 전략에 따라 배분한 결과"라며 "인적분할 방식으로 주주권이 그대로 유지된다. 물적분할 후 쪼개기 상장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해명했다.
앞서 파마리서치가 발표한 분할비율은 파마리서치홀딩스가 74.28%, 파마리서치 25.72%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승계를 위한 전략이며, 최대주주에게만 유리하다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손 대표는 "분할 이후 주주들에게 배정되는 주식 수의 변화는 신설회사의 지분가치 자체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향후 5년간 그룹 전체의 연매출을 1조원 이상으로 끌어올려 주주가치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러나 파마리서치 주주들의 반발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액트에 모인 소액주주들의 주식 수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상목 액트 대표는 "회사 측이 신설법인인 파마리서치의 재상장을 추진한다고 밝혔는데, 중복상장은 장기적으로 주주가치를 훼손할 가능성이 높다"며 "또한 회사가 앞으로도 이런 일을 벌일 수 있다는 리스크가 새롭게 부각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장의 관심은 10월 개최될 파마리서치 임시 주총에 쏠리고 있다. 이번 인적분할은 임시 주총에서 특별결의를 통해 확정될 예정이다. 주식 소유 분포를 봤을 때 소액주주들이 뭉칠 경우 표대결에서 인적분할안을 무산시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회사는 내달 1일 기업설명회를 열고 인적분할과 관련된 내용을 설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