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과 못으로 공간의 리듬을 짜 맞추는 설치 작가, 도마와 불을 통해 맛의 조형을 그려내는 셰프, 이렇게 서로 다른 도구와 감각을 지닌 두 작가는 협업을 통해 '감각의 구조'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시각과 미각, 구조와 감정의 경계를 넘나드는 공감각적 경험을 제안한다.
송인경 작가는 서강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공정 엔지니어로 활동한 이력을 바탕으로 과학적 사고를 예술로 치환하는 작업을 이어왔다. 직선으로 곡선을 만들고, 실과 못으로 공간을 구성하는 그의 '스트링 아트'는 단순한 장식이 아닌 수학적 언어와 감정의 흐름이 교차하는 조형 구조다.
김형철 셰프는 도쿄 핫토리영양전문학교에서 하이테크니컬 요리 과정을 수료한 후, 일본과 한국에서 총 14 년간 요리사로 활동하며 쌓은 감각을 바탕으로 현재는 레스토랑 '페페신사'의 오너 셰프로 일하고 있다. 그는 요리를 단순한 조리 이상의 '감정의 구조'로 해석한다. 재료의 텍스처, 조리의 타이밍, 그리고 불의 리듬을 통해 감각적 경험을 조율하는 셰프이다.
전시는 7월 5일 토요일 저녁, 페페신사에서 화려한 오프닝 리셉션으로 막을 올린다. 오프닝 테마는 '위대한 개츠비'의 황금빛 사교장과 영화 '라라랜드'의 몽환적인 색채 팔레트에서 영감을 받아 구성된다. 'Gatsby in La La Land'라는 드레스 코드를 통해 관람객의 참여 또한 하나의 미적 요소로 기획된다.
이번 전시는 단순한 전시나 미식 행사가 아니다. 구조로 감정을 짜내고 맛으로 공간을 그리는 두 작가의 직조된 서사다. '감각의 구조'를 매개로 한 예술과 요리의 융합은 소비자에게 감각적 내러티브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한편 메종이목 바이 갤러리이목이 지속적으로 기획해온 아트풀 다이닝 시리즈는, 미술과 식문화의 경계를 허물면서 하나의 '몸으로 기억되는 예술'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이 시리즈가 창조하고 있는 복합·융합 예술을 다시 한번 주목해본다. 박영서 기자 pys@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