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朴, '원팀' 강조하며 김민석 사수 나서
당내 '수박' 논쟁에 통합과 결속에 주력

이재명 정부 출범으로 집권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당대표 선거가 친명(친이재명)계 인사 간 양자대결 구도로 치러질 전망이다. 두 후보는 외부로는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야당의 공격을 방어하고, 내부에서는 '수박' 논쟁을 진정시키며 통합을 이뤄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3선의 박찬대 의원은 23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 당원존에서 "집권여당 민주당의 당대표에 도전한다"며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하는 '원팀'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재명 정부 출범 후 꾸려지는 첫번째 민주당 지도부는 '유능한 개혁정치'를 철저하게 견지해야 한다"며 "정부는 통합과 실용에 방점을 찍고 여당은 개혁에 비중을 두는 역할 분담, 당정이 유기적으로 방향과 속도를 조율할 수 있는 진짜 원팀이 이재명 정부의 성공 열쇠"라고 했다.

지난주 4선의 정청래 의원이 한 발 먼저 당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한 데 이어 이날 박 의원도 출마를 공식화했다. 이로써 차기 당권 경쟁은 앞선 원내대표 선거와 마찬가지로 친명계 간 양자 대결로 치르게 됐다. 두 후보는 이재명 정부 집권여당의 첫 당 대표로서 이 대통령과 원활히 소통하고 안정적인 당정관계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박 의원은 이날 출마 선언에서 "이재명의 위기는 곧 박찬대의 위기이고, 이재명의 도전은 곧 박찬대의 도전"이라며 "지금까지는 이재명이 박찬대의 곁을 지켜줬지만, 이제부터는 박찬대가 이재명의 곁을 지켜줘야 한다"며 울먹이기도 했다. 정 의원 역시 지난 15일 출마를 선언하며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신명을 바치겠다. 이재명이 정청래이고, 정청래가 이재명"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당대표 선거의 선거인단 반영 비율은 당 강령에 따라 대의원 15%, 권리당원 55%, 일반 국민 30%로 결정됐다. 이전보다 권리당원 반영 비율이 높아진 만큼 당원 소통이 더욱 중요해진 모양새다. 이런 가운데 두 후보는 경쟁보다는 통합과 결속을 강조하며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지키기에 나셨다.

박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너희 중에 죄 없는 자, 돌을 던져라'라는 신약성경 구절을 인용하고 "김민석에게 부족한 점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지금 국민의힘이 쏟아내는 비난은 정당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비판했다. 정 의원 역시 "저들은 벌써 김민석 흔들기를 통해 이재명 정부를 쓰러뜨리려 한다"며 "김민석을 지키는 것이 이재명 대통령을 지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들은 선거 과정에서 상대방에 대한 네거티브가 심화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특히 정 의원을 향한 일부 지지자들의 '수박' 비판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이를 단속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박 의원은 출마 선언에서 "경쟁을 벌이게 될 상대를 신뢰하고 당원들의 자정능력, 집단지성의 힘을 전적으로 믿는다"라며 "내부 경쟁에서 이겨보겠다고 상처주고 분열할 만큼 어리석지 않다"고 자신했다. 정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최근 유튜브 채널 '이동형TV'에 출연한 장면을 공유하며 "저보고 '왕수박'이라는 데 이건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본인의 당대표 출마에 대해서는 "가장 손해보는 길을 택한 것"이라며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전혜인기자 hye@dt.co.kr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당 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하기 앞서 단상에 올라 있다. 연합뉴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당 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하기 앞서 단상에 올라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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