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산업부·한은 잇달아 중동사태 비상 대응 회의
미 이란 공습 후 국제유가 2~3%대 상승 출발
정부, 유가 상승 편승한 불법행위 철저히 점검
"중동 사태 장기화시 수입 물가 상승 불가피"

이형일 기획재정부 장관 직무대행 1차관이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동사태 관계기관 합동 비상대응반 회의'를 주재,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이형일 기획재정부 장관 직무대행 1차관이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동사태 관계기관 합동 비상대응반 회의'를 주재,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정부 중동사태 비상대응 회의

미국의 이란 공습 후 국제유가가 들썩이자 국제에너지 가격 변동성에 따른 국내 석유류 가격도 덩달아 상승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란 의회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의결한데 이어 미국이 이란 정권 교체 가능성을 처음 거론하면서 중동 사태가 보다 악화될 가능성도 커졌다. 정부는 잇달아 중동 사태에 따른 비상 대응 회의를 열어 유가 상승과 금융·외환시장 변동성 확대, 수출입에 미칠 영향 등을 점검했다.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국제유가와 함께 수입 물가도 덩달아 상승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이형일 기획재정부 장관 직무대행 1차관은 전날에 이어 23일 중동 사태 관계기관 합동 비상대응반 회의를 열어 "국내 석유류 가격이 과도하게 상승하지 않도록 유가 상승에 편승한 불법행위를 철저히 점검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직무대행은 "미국의 공습 이후 이란 의회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의결하는 등 향후 사태 전개의 불확실성이 매우 큰 상황"이라며 "금일 국제유가가 2∼3%대 상승 출발하는 등 국제에너지 가격 변동성이 확대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3.36% 오른 배럴당 76.32달러를 기록했다. 브렌트유 8월 인도분 가격도 3.27% 오른 79.49달러에 형성됐다.

이어 "우리 금융시장이 주요국보다 먼저 개장하는 점을 고려해 시장 동향을 밀착 점검하고 과도한 변동성이 나타날 경우 관계기관과 협업해 필요한 조치를 즉각 시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산업통상자원부도 이날 중동 사태 수출동향 점검회의를 열어 "우리 수출입에 미치는 영향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업종별 담당과 및 관련 기관들은 상황을 면밀히 점검해달라"고 밝혔다.

산업부에 따르면, 올해 1∼5월 수출은 2749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0.9% 줄었다. 석유제품과 석유화학 수출도 유가 하락과 글로벌 수요 둔화의 영향으로 단가와 물량이 모두 감소했다.

한국은행은 이날 열린 '비상 대응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금융·외환시장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될 경우 필요한 시장 안정화 조치를 적기에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는 "24시간 점검 체계를 통해 중동 사태의 전개 상황과 국내외 금융·경제 상황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미국의 이란 공습 이후 현재까지 국내 원유 및 액화천연가스(LNG) 도입에 차질은 없다고 했다. 중동 인근을 항해 중인 우리 선박 31척도 안전 운항을 지속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정부는 미국의 군사적 개입 후 이란의 대응 수위 등에 따라 중동 정세의 불확실성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더구나,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이란 정권 교체 가능성을 처음 거론하면서 이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중동 사태 악화로 불확실성이 확대되면 기업이 신규 투자를 미루게 되고, 소비심리도 얼어붙는 등 경제 전반에 하방 압력이 발생할 수 있어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물가 상승 우려도 커지는 가운데 수출입 물류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등 주요 해상 수송로가 봉쇄될 경우 주력 수출 품목의 해외 공급 일정에도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중동 사태가 장기화하는 경우, 국제 유가와 환율이 빠르게 오르면서 수입 물가 상승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교역 위축 등 경제 악영향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원승일기자 wo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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