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미령 장관…이론·현장 양수겹장 평가
"새정부 국정 철학과 어긋나지 않을 것"

장관 인선에서 유임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23일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장관 인선에서 유임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23일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정권 교체' 상황에서 장관직을 이어가게 됐다. 농식품부 첫 여성장관으로 기용되며 신기록을 쓴 그다.이재명 정부에서도 여성장관으로는 처음으로 전 정권에 이어 중용되면서 '유리벽'을 깼다. 실용과 통합을 중시하는 이 대통령의 인사 기조가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실이 23일 발표한 11개 부처 장관 인선 발표에서 농식품부 송 장관의 유임이 결정됐다. 대통령실(과거 청와대)과 여당이 모두 교체된 상황에서 전 정부 장관이 유임된 전례는 없다. 이명박 정부에서 박근혜 정부로 이어질 당시 김관진 국방부 장관의 유임 사례가 있었지만 당시는 여당의 '바통 터치'였다.

송 장관의 유임을 놓고 정치권과 관가에선 이재명 정부의 '실용정부' 출범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인사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능력 중심 인사, 국민 통합 인사'를 강조해 왔다. 앞서 발표된 신임 차관급 인사에서도 전 정권에서 활약한 관료들이 일부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김광용 재난안전관리본부장 발탁이 그런 사례로 꼽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새 정부 출범 직후 지난 열린 첫 국무회의에서 송 장관과 농정 현안을 비롯 물가, 재해 대응 등을 주제로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당시 대통령이 송 장관의 설명에 깊은 인상을 받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사실 송 장관은 민주당이 주도한 농정 관련 법안에 다소 비판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특히 양곡관리법 개정안과 농산물가격안정법, 한우산업법 등에 대해 "시장 질서를 해칠 수 있다"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이들 법안을 가리켜 "농업을 위협할 수 있는 법안"이라는 취지로 '농망4법'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장관 인사청문회 당시 논문 문제 등으로 충돌을 빚으면서 당시 야당(더불어민주당)과 각을 세웠다.

그럼에도 유임된 것은 새정부 국정 철학과 어긋나지 않는데다 전문성, 업무 추진력, 현안 대응 능력을 인정 받은 것으로 보인다. "실무 능력을 중시한 결정"일 것이라는 농식품부 안팎의 평가가 나온다.

송 장관은 장관 인선 발표가 있을 즈음 국회에 있었다. 국회 농림축산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석열) 정부 당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이번 정부에서 국회를 재차 통과한다면 또다시 거부권 행사를 건의할 것이냐"는 주철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새 정부 철학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고 답했다.

양곡법 개정안은 쌀값이 일정 가격 아래로 떨어지면 정부가 의무적으로 쌀을 사들이는 것이 핵심이다. 전임 정부에서는 쌀 초과 생산을 부추기는 법안이라며 두 차례에 걸쳐 거부권을 행사했다.송 장관은 "양곡법 개정안의 기본적인 취지에 대해서는 동의해왔다"며 "다만 부작용이 없는 방향으로 의원님들과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쌀 의무 매입 조항을 완화하면 양곡법 개정안을 수용할 수 있다는 의사를 보인 것이다. 이어 주 의원이 "대통령의 철학에 맞춰서 생각을 바꿀 생각인가"라고 묻자 송 장관은 "당연히 국정 철학에 맞춰서 바꿔야 된다고 생각하지만, 부작용이 없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송 장관은 농업·농촌 분야 전문가다. 이론과 현장에 두루 밝다는 평가를 받는다. 충남 논산 출신으로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뒤 서울대에서 도시계획학 석사와 행정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에 입사해 지역개발팀장, 농촌정책연구부장, 부원장을 거쳐 2016년부터 농업관측센터장을 맡았다.

△충남 논산(56) △서울 창덕여고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서울대 도시계획학 석사·행정학 박사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원장·농업관측본부장·농업·농촌정책연구본부장·균형발전연구단장 △대통령 직속 국가지식재산위원회 위원 △한국지역개발학회 부회장 △한국농촌계획학회 부회장

세종=송신용기자 ssysong@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송신용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