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비상대응반 체재 유지...석유·가스 가격 수급상황 모니터링 전문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 낮아"
호르무즈해협을 지나는 유조선.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의 충돌로 해협 봉쇄 가능성이 부상하자, 정부는 위기 대응 모드로 전환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부는 중동 정세 악화가 에너지·물류 등 실물 경제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비상 대응 체제를 유지하며, 실시간 모니터링도 이어갈 방침이다.
23일 정부에 따르면 이란 의회는 미국의 이란 핵시설 직접 타격에 반발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의결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길이 160킬로미터(㎞), 폭이 좁은 곳은 50㎞에 불과하지만, 페르시아만을 대양과 잇는 유일한 해상 통로로서 전략적 요충지로 꼽힌다.
정부는 미국과 이란의 충돌 이후 호르무즈 해협 정세를 놓고 비상 대응 체제를 유지하며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앞서 산업통상자원부는 최남호 2차관 주재로 비상대응반을 꾸리고, 현재도 대응 체제를 유지 중이다. 정부는 지난 22일 미국·이스라엘 현지 무역관과 화상회의를 열고, 미국의 이란 공격 이후 에너지, 수출, 물류, 공급망, 진출 기업 등에 미치는 영향을 긴급 점검했다.
정부는 이날 오후 기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석유·가스 도입 선박이 정상 운항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석유,가스 등 국내 도입에 이상이 없는 상황"이라며 "일일 석유·가스 가격과 수급상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중동 정세가 석유·가스 수급, 수출, 공급망 등 우리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까지 제한적인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 수출의 경우 중동 지역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1~5월 기준 3% 수준에 그쳐, 현재까지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정부는 미국의 이란-이스라엘 분쟁 개입이 중동 전역으로 확산될 경우 국내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관련 동향을 긴밀히 모니터링할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호르무즈 해협의 물리적 봉쇄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란 역시 이 해협을 통해 자국산 원유를 수출하고 있어, 외교적 리스크를 감수하기에는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이란은 1980년대 이후 수차례 위기 상황에서도 호르무즈 해협을 전면 봉쇄한 사례가 없으며, 최고지도자의 결정 없이 의회 의결만으로는 실행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지역연구센터장은 "이란이 중국을 비롯해 다른 국가들과도 활발한 교역을 하고 있다"며 "이란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경우 자국에도 상당한 피해가 따르기 때문에 미국을 향한 상징적인 목소리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