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하나카드의 해외 체크카드 이용금액이 1조원을 빠르게 돌파했다. 해외 점유율 1위인 하나카드가 40%대로 앞서가는 가운데 신한카드는 해외 이용액을 2배 가까이 늘리며 점유율 차이를 좁혔다. 폭증하는 해외여행 수요에 맞춰 트래블카드 차별화 전략으로 선두권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22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 1~5월 누적 기준 9개 카드사(삼성·신한·KB국민·현대·롯데·하나·우리·BC·NH농협카드)의 해외 체크카드 이용액(개인 고객 기준)은 총 2조7703억원이었다. 이 중 하나카드의 이용액은 1조1626억원으로, 카드사 9곳 중 가장 높은 42%가량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하나카드는 지난해보다 빠른 속도로 1조원을 넘겼다. 지난해 1~5월 누적 기준 하나카드의 해외 체크 이용액은 9857억원이었다.
지난달 초 긴 황금연휴 효과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어린이날 황금연휴를 낀 지난 4월 30일부터 지난달 6일까지 일주일간 인천공항 이용객은 147만명을 넘었다. 일평균 이용객은 21만38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신한카드도 2배가량 늘리며 성장세를 보였다. 신한카드의 올 1~5월 누적 해외 체크 이용액은 826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657억원)과 비교해 약 78% 증가했다.
신한카드가 빠르게 이용자를 늘리고 있지만 1위 탈환에는 역부족이었다. 신한카드는 지난 2023년 1월 하나카드에 1위 자리를 내준 이후 줄곧 밀렸다. 다만 신한카드는 점유율 차이를 좁히는데 성공했다. 신한카드의 올 1~5월 누적 해외 점유율은 30%가량으로 하나카드와 12%포인트(p) 차이가 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25%p 이상 벌어진 것과 달리 10%p대로 줄인 것이다.
하나카드는 지난 2022년 7월 해외여행 회복세에 맞춰 특화 상품으로 시장 선점에 나섰다. 3대 무료 혜택인 △무료 환전(환율우대 100%) △해외이용 수수료 무료 △해외 자동화기기(ATM) 인출 수수료 무료 등을 담은 '트래블로그'를 내놨다.
지난해 초 신한카드에 이어 국민·우리·농협카드 등도 잇달아 트래블카드를 출시하며 경쟁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신한카드 외 다른 금융지주 카드 계열사는 유의미한 성적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올 1~5월 해외 체크 이용액 기준 점유율은 국민카드(12%), 우리카드(9%), 농협카드(5%) 순이었다.
하나카드는 후발주자에 대응해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한 전략을 추진했다. 트래블로그와 함께 비자(Visa), 대한항공, 카카오페이 등과 제휴한 트래블 상품군으로 다양한 해외여행객 수요를 공략했다.
신한카드도 이에 맞서 올해 일본 여행객을 위한 전용 트래블카드를 선보였다. 기존 트래블카드인 '쏠(SOL)트래블 체크'로 일본·미국·베트남 등 일부 해외 가맹점에서 특화 혜택을 제공한 데 더해 늘어나는 일본 여행객을 사로잡기 위한 별도의 상품을 내놓은 것이다. 신한은행 영업점에서 키오스크로 즉시 트래블카드를 발급할 수 있는 편의 서비스도 이달 말 도입한다. 또 여행 성수기에 맞춰 이용자를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트래블카드 관련 마케팅을 계획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각 사의 전략에 맞춰 여름 휴가 기간에 이용자를 늘리기 위한 경쟁이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임성원기자 sone@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