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건설업의 성장, 수익, 안정성 지표가 전년 대비 모두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와 원자잿값 상승 등으로 어려움을 겪어온 건설업계의 상황이 지표로도 뚜렷이 확인된 것이다. 건설업계에서는 정부 차원의 중장기 전략 마련과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2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의 '2024년 건설업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건설업의 성장성 지표인 매출액 증가율은 -3.22%로 전년(4.76%) 대비 하락 전환했다.

총자산 증가율은 전년(7.99%)과 비교해 절반 이하 수준(3.00%)으로 내려앉았다. 업계 전반적으로 실적이 감소하고, 새로운 투자에 나설 여력이 줄었음을 의미한다.

수익성 지표 중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지급할 수 있는 여력을 나타내는 이자보상비율은 183.08%로 전년(216.76%)보다 33.68%포인트(p) 하락했다.

매출액 세전 순이익률(3.25%→3.06%)과 매출액 영업 이익률(3.03%→3.02%)도 모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수익성과 성장성을 나타내는 5가지 지표가 모두 악화한 것이다.

여기에 부채비율(115.80%→117.95%)과 차입금 의존도(24.45%→25.78%)는 올라가고, 단기 지급 능력을 나타내는 유동비율(152.85%→151.38%)은 하락해, 재정 안정성이 전년보다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건설업과 마찬가지로 실물 기반 산업이면서 경기에 민감한 제조업의 경우 지난해 성장성과 수익성이 모두 전년 대비 개선됐다.

대표적으로 매출액 증가율은 2023년 -2.72%에서 지난해 5.16%로 상승 전환해, 하락 전환한 건설업과 대비되는 모습을 보였다.

총자산 증가율(7.31%)은 전년 대비 0.53%p 확대해 상승 폭이 절반 이하로 축소한 건설업과 차이를 보였다.

이자보상비율은 178.82%p 뛴 468.57%로 집계돼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를 갚을 능력도 대폭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부채비율(70.07%)과 차입금의존도(20.69%)는 각각 1.86%p와 0.19%p 상승하는 등 안정성은 제조업과 마찬가지로 전년보다 하락했다.

이에 따른 건설업의 지난해 총자산 회전율은 0.77로 제조업(0.80)보다 0.03 낮았다.

총자산 회전율은 매출액을 총자산으로 나눈 값으로, 동일하게 자산 100원을 투입했다고 가정했을 때 제조업은 80원을, 건설업은 77원을 벌어들인 셈이 된다. 건설업은 올해 1분기에도 좋지 않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이 발표한 상반기 건설지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건설 투자를 보여주는 건설기성은 26조86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조2172억원(21.2%↓) 떨어졌다.

감소폭은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3분기(7조3211억원·24.2% 감소) 이후 분기 기준으로는 처음으로 20%를 상회했다.

지난 1월부터 6월 20일 기준으로 종합건설업 폐업 신고는 모두 306건으로 전년 동기보다 13.8% 늘었다.

건산연 관계자는 "건설산업은 성장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체질 개선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한 상황"이라면서 "새 정부에서는 산업 활력 저하가 우려되는 규제 신설 등은 정책 추진 이전에 면밀히 검토하고, 중·장기적 관점의 활성화 전략을 마련해 일관되게 추진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연합뉴스]
[연합뉴스]
[연합뉴스]
[연합뉴스]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권준영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