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패배 후 당노선도 못정해
인사청문회 등 대여 공세 힘빠져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송언석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지난 20일 국회에서 '비리백화점 이재명 정부 인사청문회' 대책 긴급의원총회를 마친 뒤 본청 내 계단에 모여 규탄대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송언석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지난 20일 국회에서 '비리백화점 이재명 정부 인사청문회' 대책 긴급의원총회를 마친 뒤 본청 내 계단에 모여 규탄대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이재명 정부 출범 후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원구성 등 각종 현안별로 대여 투쟁의 고삐를 죄고 있다. 하지만 대선 패배 후 3주 가까이 당 쇄신 방향과 세부적인 방안에 중지를 모으지 못하면서 대여 공세도 힘이 빠진 모습이다.

임기를 불과 1주일 남겨둔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22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참배 이후 기자들과 만나 '임기 내 비상계엄과 탄핵 등에 관해 당 차원에서 대국민 사과를 할 계획이 있나'라는 물음에 "국민의 마음을 다시 얻기 위해 뭐라도 해야 한다는 데는 107명 의원과 원외 당협위원장들도 동의할 것"이라며 "여러 가지 방안에 대해서 송언석 원내대표와 조율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를 반성하고 미래 비전을 보여드리기 위해 모든 방안을 검토하겠다"며 "정치는 기본적으로 이기심이 있어야 한다고 보는데 저는 그 이기심을 당과 대한민국을 살리는 데 쓰겠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전날 제주도를 시작으로 이날은 인천, 이후 울산, 강릉 등 권역별로 지역을 돌며 대국민 소통에 나선다. 국민들로부터 직접 당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고쳐야 할 지점을 듣고 반성·쇄신하겠다는 의지로 오는 30일 임기 만료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자신의 개혁안을 관철할 수 있도록 압박 수위를 끌어올리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제주에서 만난 많은 시민들께서 국민의힘에 변화해야 한다는 말씀을 주셨다"며 "많은 지역을 찾아뵈면서 대안 정당, 신뢰받는 정당으로서 자리매김하겠다는 약속을 다시 한번 드린다"고 전했다.

국민의힘은 현재 변화·쇄신에 나서야 한다는 것에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제안한 5대 개혁안과 당원 여론조사 실시 등 구체적인 방법론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는 상황이다. 송 원내대표를 포함한 당내 구 주류 세력은 김 위원장의 개혁안에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고 있다. 반대로 송 원내대표가 공약으로 내세운 혁신위원회 설치는 김 위원장과 친한(친한동훈)계에서 탐탁지 않아 하는 분위기다. 송 원내대표는 지난 19일 김 위원장과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지적에 '악의적 프레임'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대립 구도는 여전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오는 24~25일 이틀간 예정된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불법 정치자금 공여자와의 금전거래, 재산증식 과정 등의 의혹을 제기하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특히 김 후보자가 자료 제출을 제대로 하고 있지 않다면서 청문회 일정을 법적 허용 기간인 3일로 연장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수진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청문회를 이틀간 실시하기로 했던 건 자료를 충분히 제출하는 게 조건이었는데 증인·참고인까지 모두 거부하고 있다"며 "이 상태에서 이틀 만에 진실과 의혹을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법적으로 허용한 사흘도 부족하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함께 정청래 민주당 의원이 사퇴 의사를 밝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직을 넘길 것과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이 불발된 이종석 국정원장 후보자를 겨냥한 칼날도 거두지 않는 상태다.

하지만 집안싸움을 제대로 수습하지 못하고 갈등과 혼란만 반복적으로 노출하면서 이 같은 대여 공세는 좀처럼 힘을 얻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국민의힘은 지난 20일 '비리백화점 이재명 정부 인사청문회' 대책 긴급의원총회를 소집하고 국회 본관 로텐더홀에서 김 후보자 지명 철회를 촉구하는 규탄대회를 열었지만 현장에 모인 의원은 60명도 채 되지 않았다.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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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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