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2일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선출 비명계 저격용 '수박' 표현 친명간에도 등장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출마로 공석이 된 더불어민주당 대표 자리가 박찬대 전 원내대표와 정청래 의원의 양자 구도로 흘러갈 전망이다. 이재명 정권 첫 여당 대표의 중요성을 두고 벌써부터 지지자들간 감정싸움도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당에서는 분위기를 진정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3선의 박찬대 전 원내대표는 23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당대표 선거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15일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정청래 의원과 함께 2파전으로 치르게 됐다. 박 전 원내대표는 지난해 제22대 국회 1기 원내대표를, 정 의원은 국회 법사위원장을 역임하며 원내에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두 후보 모두 친명(친이재명)계 의원으로 분류되고 있는 만큼 앞선 원내대표 선거에 이어 이번 전당대회 역시 '명심'을 자극하는 선거운동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일부 강성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후보들의 과거 발언 등을 회자하며 '수박'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수박'은 겉과 속이 다르다는 의미로, 겉은 푸른색이지만 속은 빨간색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주로 당내 비명(비이재명)계를 비판할 때 사용됐지만 친명만 남은 당 현실에서 서로를 공격하는 용어로 재활용되고 있다.
특히 정 의원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정 의원이 과거 이 대통령의 경기도지사 시절 그를 두고 발언했던 내용이나 과거 이 대통령에 대한 국회 체포동의안 표결 당시 정 의원의 표정 등을 편집한 자료 등이 공유되며 강성 지지자들 사이에서 비판을 받고 있다. 정 의원이 당대표에 출마하며 법사위원장 자리에서 사퇴했는데, 이를 두고 국민의힘이 공석이 된 법사위원장 자리를 야당인 국민의힘이 돌려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여야 갈등이 지속되면서 정 의원의 사퇴에도 책임이 있다는 분위기도 형성되고 있다.
두 후보를 비롯해 민주당 내부는 이같은 갈등을 단속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박 전 원내대표는 본인의 당대표 출마 선언을 알리며 "민주당은 하나가 됐을 때 가장 강하다"며 "내부를 향한 공격이나 비난은 중단해주길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단단한 '원팀' 민주당으로 이재명 정부를 창출해낸 것처럼 더 단단해지고 더 끈끈해져서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 역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최근 유튜브 채널 '이동형TV'에 출연한 장면을 공유하며 "저보고 왕수박이라는 데 이건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본인의 당대표 출마에 대해서는 "가장 손해보는 길을 택한 것"이라며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또 그는 법사위원장에 대해서도 "아직 사표 수리가 안 돼 위원장직을 유지하고 있다. 원내대표와 상의해 법사위를 열려고 한다"며 "21대에서 과방위원장을 1년 해서, 22대 법사위원장은 애초 1년만 하기로 예정됐던 것"이라고 해명했다.전혜인기자 hye@dt.co.kr
박찬대 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3일 국회에서 열린 신임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에서 인사말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