秦, 숭실대 입구서 한동훈 팬클럽 등과 책임당원 배가운동
모집 항의한 동작을 시·구의원 "羅대표께 먼저 얘기했나"
秦 "羅와 통화했다"니…"오늘 통화했나, 우리한테 말했나"
친한계 "지역구가 조폭 사유지냐" "당원모집 방해 징계감"

상대 정당이 아닌 '같은 당 소속' 지방의원들이 지역구 내 자발적인 책임당원 모집 활동을 통제하려고 나선 의혹으로 국민의힘 내부에 파장이 일고 있다.

22일 국민의힘 등에 따르면 '사격 황제' 비례대표 초선 진종오 의원은 전날(21일) 낮 서울 동작구 7호선 숭실대입구역 3번 출구 앞에 당원가입 부스를 차려 한동훈 전 당대표 팬카페 '위드후니' 및 지지자들과 함께 당원배가운동을 했다. 그러나 당원 모집 개시 30여분 뒤, 이들은 동작을(상도1동·흑석동·사당동) 내에 지역구를 둔 곽향기·이희원 서울시의원, 정세열·이미연·정유나 동작구의원 등의 항의성 방문을 받았다.

유튜브 채널 '윤PD TV'는 지난 6월21일 서울 동작구 숭실대 입구 부근에서 열린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 지지자들의 책임당원 모집 행사에 동참하던 중, 동작을(乙) 지역구 시·구의원들이 찾아와 '당협위원장인 나경원 의원에게 알렸는지, 집회 신고했는지' 따져 물으며 벌어진 갈등 장면을 생중계했다. 친한(親한동훈)계 일원으로 당원배가운동에 동참한 비례대표 진종오 국회의원 등이 해당 지방의원들과 대립했다.<유튜브 채널 '윤PD TV' 중계영상 갈무리>
유튜브 채널 '윤PD TV'는 지난 6월21일 서울 동작구 숭실대 입구 부근에서 열린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 지지자들의 책임당원 모집 행사에 동참하던 중, 동작을(乙) 지역구 시·구의원들이 찾아와 '당협위원장인 나경원 의원에게 알렸는지, 집회 신고했는지' 따져 물으며 벌어진 갈등 장면을 생중계했다. 친한(親한동훈)계 일원으로 당원배가운동에 동참한 비례대표 진종오 국회의원 등이 해당 지방의원들과 대립했다.<유튜브 채널 '윤PD TV' 중계영상 갈무리>
동작을은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의 지역구로, 해당 광역·기초의원들은 '나경원계'로 꼽힌다. 유튜브 채널 '윤PD TV' 생중계 등에 따르면 이들은 진종오 의원에게 찾아와 "대표님(나경원 전 원내대표)께 먼저 얘기했어야 하는 게 아니냐"고 말했다. 동작을 관할인 상도1동에서의 집회신고 여부 등을 물은 것으로도 전해졌다. 진 의원이 "나경원 의원님과 통화했다"고 하자, 이들은 "오늘 통화하셨냐"고 재차 따졌다.

진 의원은 "그저께(19일 지칭) 통화했다"며 "제가 (당원모집차) 여기 온다고 얘기를 드렸고, (다시) 얘기할까요?"라며 '나 의원과 통화해서 확인해주면 되느냐'는 취지의 반응을 보였다. 시·구의원들은 구체적으로 응하지 않은 채 "그래도 우리한테는 (별도로) 얘기했어야 한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진 의원은 "지금 이렇게 우르르 몰려오셔갖고 시위하시는 것으로 밖에 안 보인다"고 지적했다.

승강이를 벌이는 상황이 계속되자 진 의원은 "나 의원님한테 (당일) 전화를 안 했기 때문에 기분이 나쁘신 거냐"고 물었고, 곽향기 시의원은 "기분 나쁘다고 안 했고, 지금 이걸 이슈로 만드시는 거, '어그로 끄시는'(분노·관심 유발) 거 아니냐"고 반발했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각하'를 주장하다 대선 경선에 출마한 나 의원이 한동훈 전 대표에게 전면 대립각을 세운 것의 연장처럼 보인다.

곽 시의원 등은 촬영 중이던 유튜버 윤PD로부터 "(진) 의원님한테 '어그로 끈다'고, 그게 무슨 말이냐"는 항의를 듣기도 했다. 양측은 감정이 격해져 '협박·방해' 책임을 돌리며 언성을 높이거나, 서로를 채증하듯 겨누며 영상을 찍기도 했다. 한 중년 남성이 진 의원에게 다가와 "여기서 뭐 하는 거냐. 여긴 나 의원 지역구다"라고 항의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시·구의원들은 당원모집 동참 없이 현장을 떠났다.

상황이 일단락된 뒤 진 의원은 해당 유튜브에 "(당원모집에) 많이 참여해주시길 바라는 마음인데, 제가 나 의원 지역구에 허락받고 와야되는 건 아니지 않나"라며 "대한민국 어딜 가더라도 우리 국민의힘 잘 신경써달라, 변화와 쇄신이 필요하다고 얘기하고 다니는데 시·구의원들이 몰려와 현역 (국회)의원에게 카메라 들이대면서 이런 식으로 하니 좀 당황스럽다. 그래도 저는 꿋꿋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종오(앞줄 오른쪽 네번째)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6월21일 서울 동작구 숭실대 입구 부근에서 열린 국민의힘 책임당원 모집 행사에 동참, 당원 및 지지자·유튜버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진종오 국회의원 페이스북 사진 갈무리>
진종오(앞줄 오른쪽 네번째)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6월21일 서울 동작구 숭실대 입구 부근에서 열린 국민의힘 책임당원 모집 행사에 동참, 당원 및 지지자·유튜버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진종오 국회의원 페이스북 사진 갈무리>
진 의원은 당일 페이스북을 통해선 갈등 상황을 직접 전하는 대신 "보수의 가치를 지킬 수 있는 힘은 책임당원뿐이다. 오늘은 무너진 국민의힘을 단단하게 지켜줄 책임당원을 모집하는 일에 최선을 다했다"며 "당원 여러분 이 또한 지나갑니다"라고 적었다. 그는 오는 24일 서울대입구역, 26일 홍대입구역, 28일 건대입구역 순으로 대학가 현장 당원모집을 예고하며 "청년들은 미래다. 함께한다"라고 덧붙였다.

반면 한 전 대표의 지지자들은 나 의원을 비롯한 동작을 선출직 공직자들의 공식 홈페이지나 SNS 게시물에 항의 댓글을 쏟아냈고, 일부 시의원은 페이스북 계정을 '잠금'으로 전환했다. 한 전 대표는 직접 언급을 삼가고 있다. 그는 전날 밤 유튜브 생방송에서 "진 의원님이 당원배가운동을 열심히 하셨다더라"라면서 "많은 분들이 자기 시간 쪼개서 당원배가운동에 나서주시는 건 대단하다"며 독려 입장을 냈다.

그러면서도 "당원가입 많이 해주시라. 좋은 정치하겠다. 뭘 계산하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상식적이고 좋은 많은 국민·시민들이 정당에 가입해 정당이 후져지고 정신 못차리는 것을 견제하고 바른 길로 인도하는 게 국익을 위해 좋은 것"이라고 짚었다. 한편 친한(親한동훈)계 사이에선 불만이 터져나왔다. 함경우 전 조직부총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동작구을 지방의원 당원모집 방해 사건"이라고 이름붙였다.

스스로를 '26년 중앙당 사무처 당료 출신'이라고 강조한 함경우 전 부총장은 "나 의원님이 진 의원 등께 깔끔하게 공식 사과하는 게 당의 5선 중진 어른답다고 생각한다"며 "해당 지방의원 분들은 본인들도 모르게 '해당행위'를 한 것으로서 명백히 '당 윤리위원회 징계'감"이라고 주장했다. 신지호 전 의원도 전날 "동작구가 국민의힘 시·구의원 사유지인가"라며 "'나와바리' 따지는 조폭과 뭐가 다르냐"고 비판했다.

송영훈 법률자문위원 역시 이날 "국회의원은 봉건영주가 아니고 지역구는 사유지가 아니다. (국민의) '종'이면 종답게"라고 썼다. 박상수 전 대변인은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당원 모집하는데 국민의힘 지역구 시·구의원에게 허락받아야 하나. 그저 황당하다"고 했다. 류제화 세종갑 당협위원장은 "우리는 서로 구역 나눠놓고 밥그릇 싸움하는 조폭이 아니다"며 "기득권 안에서 짠물 경쟁할 게 아니라 더 큰 보수를 만들기 위해 더 큰 우리가 되면 좋겠다"고 쓴소리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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