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을 대상으로 미국의 반도체 장비에 대한 공급 제한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달러-원 환율이 야간 거래에서 상승 폭을 확대하며 1374원에 마감했다.

21일(한국시간) 새벽 2시 달러-원 환율은 전장 서울환시 종가 대비 6.20원 내린 137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번 장 주간 거래(9시~15시 30분) 종가 1365.60원 대비해서는 8.40원 상승했다.

뉴욕장에 1366원 안팎으로 진입한 달러-원 환율은 중동 긴장 완화에 따른 미 국채금리 상승 영향을 받으며 1370원 선에 도달했다.

캐롤라인 레빗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앞으로 이란과의 협상이 이뤄질 가능성이 상당히 있는 만큼 향후 2주 이내에 (미국이 개입할지) 결정할 것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이 말했다"고 전했다.

달러-원 환율에 하방 압력을 준 것은 크리스토퍼 월러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이사의 발언이다. 월러 이사는 CNBC와 인터뷰에서 관세가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은 일시적이라며, 연준이 이르면 7월에 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다음 회의에서 정책 금리 인하를 고려하기 시작해야 한다고 말하는 데 전적으로 찬성한다"고 했다.

달러인덱스는 월러 이사 발언에 급락했고, 달러-원 환율도 덩달아 1365.70원까지 내려갔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미국의 규제 가능성 소식이 전해지자 원화가치가 급락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중국 공장에서 활용할 미국 장비에 대한 공급 제한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금까지 한국의 반도체 업체는 별도의 허가가 없어도 미국 반도체 제조 장비를 중국 공장에 보낼 수 있는 혜택을 받았는데, 미국이 자국의 핵심기술 유출 방지 차원에서 철회를 검토한다는 것이다.

이에 달러-원 환율은 1374.00원까지 올라섰다. 배녹번 글로벌 포렉스의 수석 시장 전략가인 마크 챈들러는 "우리는 횡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불확실성이 있는 주말로 접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전체로 달러-원 환율 장중 고점은 1375.40원, 저점은 1365.00원으로, 변동 폭은 10.40원을 기록했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삼성전자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 전경.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 전경. [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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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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