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견 갈리던 친한계…김근식 "韓 절대로 출마해야" "'地選 지면 기스날까' 정치공학보단, 지도자 소명" "김문수? 계엄·탄핵·친윤·자통당 할말없는 사람" 韓-새미준 접촉에 "잘했다…원내 중립지대화해야" 박정하 "당 혁신 '꿈틀'해야" '비상계엄 저지파'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의 차기 당대표 출마 여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던 친한(親한동훈)계 내에서 출마론에 힘을 싣는 목소리가 나왔다.
지난 대선 경선 한동훈 캠프 정무조정실장을 지낸 김근식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경남대 정치외교학부 교수)은 20일 친한계 유튜브 'UNDER 73 STUDIO'(언더73) 생방송에 나와 한동훈 전 대표의 당권 도전 여부에 대해 "출마해야한다고 본다. 절대"라며 "이걸 너무 정치공학적으로 접근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지도자는 역사에 소명의식과 그 국면과 정치상황에 해야될 일을, 당원과 국민이 원하는 거라면 오롯이 십자가를 지고 형극의 길이라도 가는 것"이라며 "'지방선거를 지면 내려놔야 하고, 그 다음 총선이 더 중요하고, 또 (지도부)가서 기스만 날텐데' 잔머리 굴리면 지도자 감이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제22대 총선 선거일투표를 하루 앞둔 2024년 4월9일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서울 송파구 위례신도시를 찾아 김근식(오른쪽) 서울 송파병 국회의원 후보와 함께 유세하고 있다.<국민의힘 홈페이지 사진 갈무리>
이어 "무조건 출마를 해달라는 당원들의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고 한다면 이에 부응해 출마를 결심해야 한다"며 "심지어 룰 세팅에 이놈들(친윤석열계 지칭)이 또 장난질을 칠 수 있고, 장난치지 못하도록 요구해야 되지만 하든 말든 어렵더라도 뚜벅뚜벅 난관을 뚫고 가서 당을 완전히 환골탈태시켜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쫓아내려면 쫓아내고 다 바꾸고, 지방선거에 목숨을 거는 방식으로 사즉생으로 임하고 이기면 우리가 이기는 거고, 지더라도 최선을 다했으면 당원과 국민이 평가해줄 거다. 그 다음 또 불러내게 돼 있다"고 했다. 자신과 가까웠던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출마 비관론에 반박하기도 했다.
김근식 위원장은 '지방선거 성과를 못 내면 책임만 뒤집어쓰고 다시 축출될 것'이란 취지의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의 전망에 대해 "정말 정치공학적 접근"이라며 "그건 노회한 정치인 참모로서의 조언을 그렇게 할 수는 있지만, 지도자는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당 쇄신·승리를 이끌겠단 대의명분을 강조한 셈이다.
계엄 옹호·탄핵 반대·아스팔트보수 측 지지를 받는 김문수 전 대선후보와의 재대결 경쟁력에 대해선 "저는 (한 전 대표가) 승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전당대회는 경선과 다르게 전국을 돌면서 (합동연설회를)할 것인데 김문수는 나와서 할 이야기가 별로 없는 사람이다. 이 사람은 자기 정체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합동연설 해야하고 당원들도 만나야 되는데, 지금 우리 당의 들끓는 분위기는 이대로는 안 된다는 거다. 계엄, 탄핵, 친윤 문제를 김문수가 (해결)할 수 있나"라며 "당원들은 '김문수가 계엄에 어떻게 했지, 탄핵에 대해 어떻게 했지, 자유통일당과 관계가 뭐였지, 친윤들 등에 업혔던 사람' 다 알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 한밤의 쿠데타(한덕수 전 국무총리로 대선후보 강제교체)를 당원투표로 막아냈던 우리 당원들 아닌가. 절대 쫄 필요가 없다. (한 전 대표가 전대에) 나가도 된다"며 "(한 전 대표는) '나는 윤석열과 다릅니다' 해서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때) 완전히 바닥에서 치고나가 압도적으로 이겼다"고 강조했다.
제21대 대통령선거 투표를 하루 앞둔 지난 6월2일 국민의힘 김문수(왼쪽) 당시 대선후보가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피날레 유세에서 경선 2위 후보였던 한동훈(오른쪽) 전 당대표와 대화하고 있다.<연합뉴스 사진>
김 위원장은 "그 금정구청 승리의 신화를, 이번에도 당대표가 되면 위험요소가 있겠지만 그걸 무릅쓰고 뚫는 게 지도자다"며 "그 위기와 난국에서 '그래도 한동훈이니까' 당을 책임지고 완전히 바꾸고 (본래) 질 수밖에 없는 선거였지만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을 이겨낸다면 신화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긍정 전망했다.
그는 "한 전 대표에게 또 짐을 지우는 것같아 미안하긴 하지만 지도자는 항상 그런 거다. 그래야 지도자이지 아무나 되는 게 아니다. 그런 노력들을 해야한다"며 "김종인 전 위원장 말 듣지 마 이제"라고 농담조로 조언하기도 했다. 당내 역학구도에 관해선 한 전 대표에게 '중립지대화는 시켜야 한다'고 충고를 건넸다.
특히 "몇몇 도저히 용서 못할 세력에겐 철저해야하지만, 전체를 적으로 돌리면 불리해진다"며 "한명씩 만나 밥도 먹고 얘기도 하고 '우리 당을 승리로 이끌고 싶어서지 누구를 혼내려고 하는 게 아니다' 안심시켜서 최소한 중립지대화해야 한다. 막연히 '한동훈' 하면 현역의원들 벌벌 떠는 분위기가 있는데 그럴 필요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만나서 끌어안고 같이 갈 수 있는 공통부분을 찾아내고 힘을 합칠 수 있는 노력을 해야 한다. 이영수 회장도 '만나보니까 한동훈이 대표감'이라는 거 아닌가. 친윤의 친윤이었는데"라고 예를 들었다. 이 회장에 대해선 "김문수 전 후보를 도우려다가 전광훈 세력(자유통일당계) 때문에 (돌아섰다)"고 주목했다.
김 위원장은 "그러니까 우리 당은 이번 전대는 좌고우면할 필요가 없는데, 김문수를 둘러싼 세력이 그런 세력이다. 우리도 책임당원 가입을 받지만 그쪽도 당원가입을 받는다"며 "대부분 이중당적이다. 그거 (당적)확인은 할 수가 없지만 김문수가 당대표 되는 순간 국민의힘은 자유통일당이 접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6월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의힘 '당의 혁신을 바라는 의원모임'이 주최한 '대선 패배 후 민심과 국민의힘 혁신방안' 토론회에 참석한 친한(親한동훈)계 박정하(왼쪽) 의원과 서범수(오른쪽) 의원.<박정하 국회의원 페이스북 사진 갈무리>
생방송을 진행한 박상수 국민의힘 전 대변인은 페이스북을 통해 "나는 전대 출마에 부정적이지만 김 위원장 말씀에도 공감한다"며 "위헌정당해산 위험에 빠진 당을 구할 유일한 리더가 한 전 대표"라고 말했다. 다만 "힘들여 살려줘도 고마운 줄 모르는 자들을 위해 왜 한 전 대표만 매번 희생해야 하느냐"며 '치열한 고민'을 전했다.
친한계 원내 인사인 박정하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19일) MBC '뉴스외전 맞수다'에 출연해 '한 전 대표가 전대에 안 나오는 게 낫다는 얘기가 친한계에서 나오느냐'는 질문에 "안에서 의견이 분분해 가능성은 반반이고, 한 전 대표는 여러 분들의 의견을 지금 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출마 반대 측에 가까웠지만 말을 아낀 셈이다.
그는 "그 얘기는 그렇게 정리해서 나중에 기회 되면 더 말씀드리겠다"면서도 "저희 당은 지금처럼 가만히 있으면 도태된다. 우리 당 의원들부터도, 당원들도 꿈틀거렸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김용태 비대위원장 개혁안에 반대하는 '도로 친윤' 원내지도부 선출 이후 "정당이 옳게 가고 있는 것인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특히 "국민의힘은 (의원)107명이 뽑아 놓은 원내대표가 당원 80만명을 대표하는 기형적 (의결)구조"라며 "이대로 간다면 6월30일 이후 (김용태)혁신안이 날아갈 상황이다"고 우려했다. 박정하 의원은 당일 국회에서 '당의 혁신을 바라는 의원모임' 주최의 '대선 패배 후 민심과 국민의힘 혁신방안' 토론회에도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