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라엘-이란 무력 충돌의 피해 규모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이란의 사상자 수는 2000명에 육박했고 앞으로 계속 늘어날 것으로 우려됩니다. 전면전까지 거론되는 등 긴장은 한층 고조되고 있지만, 외교적 해법은 여전히 실종된 상태입니다. 국제사회의 중재가 절실합니다.
미국에 본부를 두고 있는 이란 인권단체 'HRA'(Human Rights Activists)의 집계에 따르면, 18일(현지시간) 현재까지 이란 전역에서 최소 585명이 숨지고 1326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2000명에 육박하는 사상자가 나온 것이죠. 사망자 중 239명은 민간인이며, 126명은 보안요원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란 당국이 지난 16일 발표한 공식 통계(사망 224명, 부상 1277명)보다 사망자가 이틀 새 300명 가까이 늘어났습니다.
HRA는 이른바 '히잡 시위'로 알려진 지난 2022년 마흐사 아미니 사망 사건 시위 당시 이란 내 희생자 수치를 구체적으로 제공한 바 있지요. 현지 당국 보고와 자체 정보망을 교차 확인한다고 합니다. 수치를 최소화하는 당국 보고를 감안하면 이번 이스라엘 공습으로 인한 실제 피해 규모는 더 크다는 관측입니다.
이란 수도 테헤란을 비롯해 이스파한, 시라즈, 타브리즈 등 주요 도시들이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민간인 거주지역, 병원·통신시설 등 비군사 인프라도 다수 파괴됐습니다. 현재 구조 작업이 전국 곳곳에서 진행 중입니다. 구조 작업이 진행될수록 사망자 수는 늘어나고 있습니다. 무너진 건물 속에서 생존자를 찾는 구조대원들, 그리고 실종자 가족들이 울부짖는 모습은 일상처럼 반복되고 있습니다.
동시에 많은 주민들이 집을 잃고 임시 대피소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전력·수도·통신망이 마비된 지역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식료품과 의약품 공급이 차단되면서 생필품 품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합니다. 병원들은 사상자 급증으로 가동 한계 상태입니다. 이란 국영방송조차 "병상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현실을 인정했습니다. 공습이 이어지면서 심리적 불안과 트라우마를 호소하는 시민들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지난 13일부터 대규모 공습을 감행하고 있습니다. 테헤란 북동부 지역을 비롯해 군 기지와 방공 시스템이 밀집된 지역이 집중적으로 공격받고 있습니다. 이스라엘군은 19일에도 이란 아라크 중수로 핵시설을 공습했습니다. 이란 당국자는 아라크 핵시설의 근무 인원 등이 모두 대피했으며 방사성 물질 누출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남서쪽으로 약 250㎞ 떨어진 아라크에는 중수로 기반 플루토늄 생산 시설이 있습니다.
이에 맞서 이란도 이날 이스라엘 본토를 향해 수백기의 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했습니다. AFP 통신은 공습 경보 사이렌이 이스라엘 전역에 발령됐으며 텔아비브와 예루살렘 등지에서 격렬한 폭발음이 들렸다고 전했습니다. 미사일과 드론 대부분은 이스라엘 방공망에 의해 격추됐지만, 일부는 방공망을 뚫고 텔아비브의 고층 건물과 이스라엘 남부의 병원 등을 타격했습니다. 이란이 병원을 직접 겨냥한 것은 보복 강도를 높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이날 이스라엘 전역에서 최소 40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렇게 이스라엘의 공습이 거세지면서 피난 가는 이란인들의 행렬이 파키스탄 국경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각국은 이스라엘과 이란 내 자국민 철수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미국은 이스라엘 체류 미국인 철수를 위해 항공편과 크루즈선 등을 준비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무력 충돌은 갈수록 격화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양측 모두 외교적 대화에는 나서지 않고 있습니다. 국제사회가 빨리 외교적 개입과 인도적 지원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박영서 논설위원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실시간 주요뉴스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