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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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렌드라 모디(사진) 인도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며 지난달 인도와 파키스탄이 무력 충돌한 뒤 휴전한 것은 미국의 중재로 이뤄진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18일(현지시간) 인도 PTI 통신 등에 따르면 비크람 미스리 인도 외교부 차관은 이날 언론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모디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7일 밤 35분간 통화했다고 밝혔습니다. 미스리 차관은 "모디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파키스탄과 무력 충돌 시기에) 인도와 미국 간 무역 협상이나 인도와 파키스탄 사이에서 미국 중재같은 주제에 대해서는 어떤 단계에서도 논의된 바 없다고 분명히 말했다"고 밝혔습니다.

미스리 차관은 또 "군사 행동을 중단하기 위한 대화는 파키스탄 요청에 따라 기존 군사 채널을 통해 인도와 파키스탄이 직접적으로 진행한 것"이라며 "모디 총리는 인도가 과거에도 제삼자 중재를 받아들인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결코 그럴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고 전했습니다.

이 밖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캐나다에 머물던 모디 총리에게 귀국길에 미국을 방문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모디 총리가 이미 정해진 일정이 있어 이를 수락할 수 없다며 거절했다고 밝혔습니다. 대신 모디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올해 말 인도에서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 협의체) 정상회의에 인도를 방문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습니다.

지난 4월 22일 인도령 카슈미르에서 발생한 총기 테러가 발단이 되어 인도와 파키스탄은 지난달 서로 미사일을 주고받는 대규모 무력 충돌을 벌였고, 전면전으로 확산하기 직전인 지난달 10일 극적으로 휴전에 합의했지요.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국의 중재로 이뤄진 긴 협상 끝에 인도와 파키스탄이 '전면적이고 즉각적인 휴전'에 합의했음을 발표하게 돼 기쁘다"며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휴전 사실을 발표했습니다.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중재자 역할을 부각시키려는 의도였으나, 인도는 휴전은 파키스탄이 먼저 요청했고 양국이 직접 합의해 나온 결과라며 미국의 중재 역할을 부인했지요. 이번에 모디 총리가 직접 이를 재확인한 것입니다. 트럼프의 '외교 과장'에 쐐기를 박은 셈입니다.

인도는 외부 개입 없이 스스로 갈등을 해결해온 나라입니다. 이번에 모디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명확히 반박한 것은 인도의 이러한 자주적 외교 기조를 다시 한 번 분명하게 천명한 행보라 할 수 있습니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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