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혁신 방안' 토론회 개최
"김문수·한동훈, 전대 출마하면 혁신 아냐"
"국민들, 계엄 사과했다고 생각하지 않아"

국민의힘이 혁신·쇄신 논의에 시동을 걸고 나섰지만 구체적인 방법을 찾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젊은 개혁 보수 인물을 중심으로 혁신을 추진하고 계엄과 탄핵에 사과한 뒤 민생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제언했으나 실현할 수 있을지 의문부호가 붙는다.

국민의힘 재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당의 혁신을 바라는 의원모임'은 19일 국회에서 '대선 패배 후 민심과 국민의힘 혁신 방안' 토론회를 열었다. 이들은 박원호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와 김형준 배재대 석좌교수로부터 혁신·개혁 방안과 관련해 조언을 들었다.

전문가들은 6·3 대선 패배 이후 국민의힘이 말로만 혁신·쇄신을 외치고 있다며 행동을 보여야 한다고 진단했다.

먼저 박 교수는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은 표면적인 이유이고 그게 없었어도 보수의 위기는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었다"며 "20·21·22대 선거에서 연이어 패했고 더 중요하게는 대선 후보를 당내에서 찾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또 "국민들은 (국민의힘이 계엄과 탄핵에) 한 번도 사과했다고 생각하지 않는 상황"이라며 "이를 어떤 형태로든 매듭을 지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향후 치러질 전당대회에 김문수 전 대선 후보와 한동훈 전 대표가 출마하는 것은 혁신이 아니라는 쓴소리도 나왔다.김 교수는 "김문수 전 후보와 한동훈 전 대표가 다시 붙는다면 국민들에게 외면 당할 수밖에 없다"며 "중도 연합을 복원시킬 수 있도록 계파에 소속되지 않은 사람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당을 주도할 주체는 젊은 개혁 보수 인물을 중심으로 하는 게 세대교체이고 시대교체"라며 "젊은 개혁 보수 의원들이 전면에 나서서 역량 있는 당 중진과 함께 변화와 개혁을 주도한다면 2030 세대의 지지를 이끌어 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당 운영 시스템 개편, 보수 제3의 길이라는 새로운 정체성 정립, 보수대연합 구축 등을 구체적인 해법으로 제시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국회부의장을 비롯한 20여명의 의원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혁신·쇄신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이에 미온적인 당내 상황을 비판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정당은 도태되고 말 것"이라며 "과거의 방식, 익숙한 언어, 반복된 구호로는 아무것도 바꿀 수가 없다"고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김 위원장은 현재 5대 개혁안을 제시하고 당원 여론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이제 우리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 앞에 서 있다"며 "변화는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조건"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제가 말씀드린 혁신안은 '국민의힘이 처절하게 반성하고 있다', '변화하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는 것을 국민께 보여드리는 최소한의 노력"이라며 "우리 안에는 여전히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지만 국민의 눈높이라는 단 하나의 기준을 세우면 해답은 언제나 명확해진다"고 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도 "22년째 이 공간에 머무르고 있는데 선거 끝나고 혁신을 이야기하지 않은 적 없다"며 "이제는 혁신이라는 말을 쓰기가 무색할 정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보수의 문제점은 좌표를 잃었다는 것"이라며 "혁신하려면 반드시 해야 할 일,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일을 적어두고 공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김용태(앞줄 오른쪽 세번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참석한 의원들이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당의 혁신을 바라는 의원모임 주최로 열린 '대선 패배 후 민심과 국민의힘 혁신방안' 토론회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용태(앞줄 오른쪽 세번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참석한 의원들이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당의 혁신을 바라는 의원모임 주최로 열린 '대선 패배 후 민심과 국민의힘 혁신방안' 토론회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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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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