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가 팔이 아닌 발로 당구를 치는 이강우 선수의 도전 정신과 스토리를 사내에 소개해 임직원들 사이에서 화제다.

에코프로는 사내 홍보채널인 에코톡톡에 신체적 조건의 제약 속에서도 당구 선수로 맹활약 중인 에코프로 온누리스포츠단 소속 이 선수의 성공담을 공유했다고 19일 밝혔다.

이 선수는 지난 1991년 1월 22살의 나이로 군대에 입대했다. 일병 시절 동료 군인들과 함께 옥수수 농장에 대민 지원을 나갔다가 작업 도중 장갑을 낀 팔이 기계에 빨려 들어가며 두 팔을 잃게 됐다.

이 선수는 곧바로 국군수도통합병원으로 긴급 이송돼 응급처치를 받았지만 8개월간 병원신세를 진 후 1992년 2월 의가사 제대를 했다. 사고 이후 이 선수는 상실감과 생계에 대한 막막함에 집 밖으로 나가지 않은 채 절망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그러던 중 친구가 충북대학교 인근에서 당구장을 운영했다는 소식을 들은 뒤 당구장을 다니며 새로운 희망을 품게 됐다. 불편한 몸이지만 군 입대 전부터 좋아했던 당구를 다시 접하며 '제2의 인생'을 살고 싶다는 꿈이 생긴 것이다.

양팔이 없다 보니 이 선수가 다시 당구를 하기까지는 꽤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 이 선수는 수많은 연습을 통해 양팔 대신 발을 이용해 당구를 치는 방법을 익혔다. 오른손 대신 작업 의수에 큐대를 걸치고 왼발을 당구대에 올려 큐대를 지지하는 자신만의 방법을 만들어 단련시킨 것이다.

현재 이 선수는 장애인 당구선수로 15년 가까이 활동하며 사고 이전보다 더 뛰어난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선수는 전국장애인체전에서 2011년 우승, 2012년 준우승을 했고 올해 4월 충북장애인도민체전에서는 금메달을 수상했다.

이 선수는 "사고 이후 평생 어떤 일을 하며 살아갈지 고민이 많았는데 당구를 통해 그 해답을 찾았고 제2의 인생이 시작됐다"며 "누구나 각자의 자리에서 어려움을 마주하겠지만, 그럴 때 가장 필요한 것은 거창한 목표가 아닌 '오늘보다 내일이 더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선수는 "2021년 에코프로의 장애인 스포츠단인 온누리스포츠단 소속이 돼 더 큰 소속감과 안정감을 느끼게 됐다"고 덧붙였다. 동료 선수와 함께 훈련하며 동반 성장하는 즐거움을 느끼게 됐다는 설명이다.

에코프로 온누리스포츠단은 지난 2019년 2월, 6개 종목 23명의 선수로 창단한 충북 최초의 장애인 스포츠단이다. 에코프로는 장애인에 친화적인 문화를 확립하고 지역사회 장애인의 고용 창출에 기여하자는 이동채 창업자의 철학에 따라 온누리스포츠단 창단을 기획했다.

현재 에코프로 온누리스포츠단에는 이 선수를 포함한 총 56명의 선수가 소속돼 당구, 배드민턴, 볼링, 사격, 수영 등 12개 종목에서 활약하고 있다. 56명 선수 모두는 충북장애인체육회 선수로 각종 대회에서 기량을 입증하고 있다.

에코프로 관계자는 "장애인 선수들이 한계와 어려움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모습은 에코프로 전 임직원에게 큰 귀감이 되고 있다"며 "에코프로는 앞으로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사회적 가치 공유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했다.박한나기자 park27@dt.co.kr



훈련 중인 에코프로 온누리스포츠단 소속 이강우 선수. 에코프로 제공.
훈련 중인 에코프로 온누리스포츠단 소속 이강우 선수. 에코프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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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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