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포그래픽으로 보는 세계전쟁사

뱅상 베르나르 지음 / 주명철 옮김 / 여문책 펴냄


인류는 태곳적부터 전쟁을 벌여왔다. 오늘날에도 세계 곳곳에선 참혹한 전쟁이 이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전쟁은 과연 피할 수 없는 인류의 운명일까?

책은 이러한 질문에 답하기 위해 선사시대부터 현재까지의 '전쟁 역사'를 인포그래픽이라는 시각적 언어로 풀어낸다. 전쟁이라는 인류사의 핵심 주제를 텍스트와 도표, 지도, 연표, 일러스트 등 시각 자료로 정밀하게 구성해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총 6부로 구성된 책은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태동한 최초의 군사 강국 '아카드'를 통치한 사르곤왕의 정복 전쟁에서 시작해 1·2차 세계대전, 한국전쟁, 그리고 우크라이나 전쟁까지 약 5000년의 전쟁사를 아우른다. 유럽 중심의 서술을 지양해 아시아와 아프리카, 아메리카 대륙의 전쟁사도 폭넓게 다루어 세계사의 균형을 지킨 점이 눈에 띈다.

1~3부에선 고대, 중세, 근대를 따라가며 무기 체계, 군대 조직, 전쟁의 목표와 기술의 발전을 살핀다. 4~5부는 모든 분야에서 많은 변화를 겪은 19~20세기에 초점을 맞춰 전쟁 양상을 다룬다. 마지막 6부에선 전쟁과 관련된 주요 문제들을 조명한다. 여기에는 경제, 자원 관리, 전투원의 사회학, 자연과 환경, 법률 등이 포함된다.

독자들은 단순한 전투 기록 이상의 것을 얻을 것이다. 예컨대,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마케도니아 군대가 스키타이족까지 동원한 강력한 페르시아 대군을 어떻게 격파했는지에 대한 설명은 단순한 승패를 넘어서 전술과 기술의 변화를 조망하게 한다. 몽골의 맹장 수부타이가 헝가리 군대를 손쉽게 농락하는 장면은 병력 규모보다 더 중요한 것이 전략과 정보, 기동력, 지휘 체계임을 잘 보여준다.

책의 핵심은 전쟁을 깊이 있게 이해함으로써 평화의 소중함을 재확인한다는 데 있다. 그런 측면에서 책은 전쟁사를 넘어, 오늘의 우리에게 평화가 왜 중요한지를 성찰하게 만든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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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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