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평균주문량 등 4개 지표
'상승 조짐' 종목 실시간 고지
빗썸은 "적중률 79%"라지만
"자격 없이 리딩방 운영" 비판

[빗썸 제공]
[빗썸 제공]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이 상승 가능성이 높은 종목을 실시간으로 투자자에게 알려주는 '상승신호 서비스(사진)'를 출시했다. 과거 데이터를 기반으로 예측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사실상 리딩방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 자격 없이 특정 자산의 상승여부를 예측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것이다. 금융당국도 일단 이 서비스가 적절한 지 살펴보기로 했다.

빗썸은 18일 상승 가능성이 높은 종목을 예측해 알려주는 '상승신호' 서비스를 오픈했다고 밝혔다. 자체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시세와 거래량, 평균 주문량, 매수세 유입 등 4개 지표 중 상승 신호를 보이는 종목을 실시간으로 알려준다.

빗썸 관계자는 "상승신호는 당사에 축적된 데이터와 자체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투자 시 참고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투자지표 중 하나"라며 "투자 결정 시 참고용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보조적 정보로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빗썸은 내부 테스트 결과 적중률이 79%에 달한다고 홍보했다. 하지만 '수익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문구를 통해 나머지 21%에 대한 책임은 회피했다.

서비스를 시작한 뒤 일각에서는 '거래소가 직접 나서서 리딩방까지 운영한다'는 논란이 일었다. 아무런 자격을 갖추지 않은 거래소가 특정 코인의 가격을 예측해 시장에 공개하는 것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주식시장에서도 종목이나 지표를 분석해 상승이나 하락 전망을 내놓지만, 이는 전문 자격을 갖춘 애널리스트나 투자자문업자만 가능하다. 이들 역시 해당 전망을 내놓은 뒤 선행매매로 사익을 추구하거나, 이해상충 문제가 발생될 경우 엄격한 처벌을 받는다.

특히 거래소의 경우 해당 코인에 투자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상승신호를 제시해 거래량이 늘어날 경우 이에 따른 수수료 수익을 거둘 수 있어 이해상충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업계에서도 가상자산 거래소가 이 같은 상승 신호 해석을 직접 내놓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그동안 다른 거래소와 증권사 플랫폼 등에서도 거래량 급등이나 인기 급상승 등의 종목을 제공한 적은 있지만 직접적으로 이를 '상승 신호'로 제시하지는 않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단순 참고용이라는 고지가 존재하지만, 손실이 날 경우 논란의 여지가 있어 보인다"며 "신호 포착 시점으로부터 시간이 경과할수록 알고리즘의 정확도가 낮아진다 하니 늦게 확인할 경우 적중률도 의미 없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정 세력이 해당 서비스를 악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거래량이 적은 코인을 고른 뒤 빗썸이 제시한 해당 지표들을 인위적으로 올려 상승 신호로 해석하게 만든 뒤 투자자 유입을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가상자산사업자는 자본시장법 등을 적용받지 않고,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에는 분석자료 공개나 투자자문 관련 조항이 없어 이번 서비스에 대한 법적인 책임여부를 다투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법에 영업행위 규제가 없어 이 같은 내용을 법적으로 규율할 부분이 없다"면서도 "이게 적절한지에 대해서는 내용을 더 살펴보고 문제의식에 대해 생각을 해봐야 할 영역인 것 같다"고 말했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김남석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