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국 정상 만나 협력안 논의 文정부와 차별화된 관계 시사 영국·호주 회담선 '북핵' 언급 "실질적 진전되는 모습이 중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한미일 공조'를 확인하며 실용외교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그동안 더불어민주당이 한미동맹은 강조하면서도 한미일 공조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기존 행보와는 다소 전향적인 입장으로 평가된다.
이 대통령은 취임한 지 12일 만에 첫 순방 일정인 G7 정상회의에서 모두 9개 정상을 만나 경제를 중심으로 다양한 분야의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조기귀국을 결정하면서 한미 정상회담은 아쉽게 불발됐지만, 일본과의 정상회담에서는 한미일 공조, 서구 국가와 정상회담에서는 북핵 문제를 언급하는 등 국익을 우선하는 행보를 선보였다.
이 대통령은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언급하고 한미일 공조와 셔틀외교 복원에 뜻을 모았다. 특히 '북한 문제를 포함한 지역의 여러 지정학적 위기에 대응해 나가기 위해' 한미일 공조를 지속적으로 유지·발전시킨다는 내용이 포함됐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한일관계 개선 초점을 맞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나 중동사태 등 혼돈의 국제정세 속에 과거사 언급은 최소화하면서 협력에 집중한 결과물이라는 해석이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회담에서도 공통적으로 '북핵' 문제가 언급됐다. 양 정상 모두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하고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스타머 총리와는 자유무역협정(FTA), 앨버니지 총리와 회담에서는 '자원 부국' 호주와 에너지 협력이 강조되는 정도였다.
6·25 전쟁도 여러 차례 언급됐다. 호주와의 정상회담 외에도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도 한국전쟁 파병국이 언급됐다.
신범철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전 국방부 차관)은 "실용외교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면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신 수석연구원은 한일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문재인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GSOMIA) 파기로 인해 한미일 협력이 이뤄질 수 있는 근간을 훼손했다는 점을 보면, 이 대통령의 행보는 일본을 향한 메시지임과 동시에 아직 정상회담이 개최되지 않은 미국을 향해서도 충분히 인풋(입력)이 될 수 있는 메시지를 던졌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다만 신 수석연구원은 "중요한 것은 그것을 이행하는 과제를 잘 선정해서 실질적으로 진전이 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라면서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또다른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이 대통령이 지금 잘 꿰어놓은 첫 단추를 이후에도 잘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미국 공군과 일본 항공자위대는 18일 오전 제주 남방 공해상에서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연합 공중훈련을 실시했다.
훈련에는 한국 공군 F-15K 전투기 2대, 미국 공군 F-16 전투기 6대, 일본 항공자위대 F-2 2대 등이 참가했다. 미측 전력은 주한미군이 참가했다. 한미일의 연합공중훈련은 미국 전략폭격기 B-1B가 전개됐던 지난 1월 훈련 이후 약 5개월 만이다.
임재섭기자 yjs@dt.co.kr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17일(현지시간) 51차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일정을 마치고 캐나다 캘거리 국제공항에서 귀국하며 공군 1호기 올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