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 절반 이상이 한일 경제협력이 한국 경제 발전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기업들은 반도체·인공지능(AI) 등 첨단 산업 분야를 양국 간 유망 협력 분야로 꼽았다.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는 오는 22일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앞두고 실시한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 경제협력 설문조사'에서, 국내기업 56.4%은 국교 정상화 이후 60년간 이어진 양국 간 경제협력이 한국 경제 발전을 촉진했다고 평가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매출액 상위 1000대 비금융사 대상으로 했으며 101개사 응답했다.
기업들은 경제 발전에 기여한 협력 분야(1·2순위 선택)로 기술 이전·협력(53점), 일본 진출을 통한 시장 확대(35점), 관광·문화 산업 발전(29점), 소재·부품·장비 등 공급망 안정화(27점) 등을 꼽았다.
국내기업 10곳 중 6곳(62.4%)은 한국 경제 성장을 위해 앞으로 한일 경제협력이 필요하다고 응답했으며, 협력이 불필요하다는 의견은 3.0%에 불과했다. 또 응답 기업의 88.1%는 경제협력을 위해 안정적인 한일 관계가 중요하다고 답변했다.
국내기업들은 한일 양국이 최근 전략적 가치가 커지고 있는 첨단산업 분야에서 협력했을 때 큰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양국이 공통으로 직면한 저출생·고령화 대응을 위한 바이오·헬스케어 분야 역시 유망 협력 분야로 지목됐다.
일본과 협력했을 때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는 산업으로는 반도체(91점)와 AI(57점)를 꼽았다. 이어 자동차(39점), 바이오·헬스케어(32점), 조선·배터리(각 26점) 순이었다.
국내기업들은 보호무역주의 등 글로벌 통상 이슈 공동 대응(69점)을 가장 필요한 한일 경제협력 방식으로 꼽았다.
현재 일본과 개별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기업 10곳 중 4곳(42.7%)은 일본과의 협력이 비즈니스에 중요하다고 응답했다. 협력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는 응답은 16.4%, 전혀 중요하지 않다는 응답은 1.6%로 각각 조사됐다.
또 일본과 협력 중인 국내기업 2곳 중 1곳(49.2%)은 일본과의 협력을 다른 국가로 대체하기 어렵거나 대체에 3년 이상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김봉만 한경협 국제본부장은 "이번 조사를 통해 한일 경제협력에 대한 우리 기업들의 높은 수요를 확인했다"며 "첨단 산업 등 유망 협력 분야를 중심으로 우리 기업들의 경제 영토 확장을 적극 지원하고, 일본 측 파트너인 일본경제단체연합회와의 협력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