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로봇 시장이 오는 2030년까지 연평균 34%의 고성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 대표 협동로봇 제조업체인 두산로보틱스가 본격적인 성장통을 겪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구조적 성장 모멘텀이 견고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대외 변수와 수익성 확보 과제가 실적 개선의 발목을 잡는 모습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협동로봇 시장은 로봇 산업 전체 성장률(연평균 14%)을 크게 웃도는 속도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 가운데 두산로보틱스는 글로벌 4위를 차지하는 등 손꼽히는 경쟁력을 보유한 기업으로 꼽힌다. 국내 로봇 업체 중에선 유일하게 글로벌 AS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으며, 두산그룹의 브랜드 신뢰도와 기계·전자 분야에서 축적된 다품종 소량생산 역량이 경쟁 우위를 뒷받침한다.
다만 이 같은 시장 성장성에도 불구하고 실적 개선은 당분간 지연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시장에선 올해 매출이 전년 대비 소폭 증가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북미 지역을 제외한 글로벌 수요 둔화가 영향을 미친 데다가 미국의 관세 정책과 유럽의 경기 침체가 겹치며 주요 수요처의 발주가 지연되고 있다는 이유다.
두산로보틱스는 지난 1분기 연결기준 매출 53억원, 영업손실 12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1.5% 줄고었으며 영업손실은 전년(69억원) 대비 75.8% 늘었다. 최승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협동로봇 1위 업체인 유니버설 로봇(Universal Robots)의 매출액도 1분기 기준 20% 이상 감소하는 등 전반적인 업황이 좋지 않았다"며 "고객사 오더 회복은 2분기에도 본격화되지 않고 있는 데다가 비용은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두산로보틱스는 단순한 로봇 팔 제품에서 벗어나, 커피머신 모듈이나 팔레타이징 솔루션 등 고부가가치 솔루션형 제품으로의 포트폴리오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해당 제품군은 기존 로봇팔 대비 2~3배 수준의 판매 단가를 형성하고 있어 중장기적으로 수익성 개선의 핵심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언급된다. 반면 동시에 초기 개발비용, 맞춤형 고객 대응 인프라 확충 등 부담 요소도 적잖다.
최근 두산로보틱스는 R&D와 AI 전문 인력 중심으로 25% 이상 인력을 추가 채용하고 있다. 나아가 상장 자금을 활용한 인수합병(M&A)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 연구원은 "파편화된 협동로봇 솔루션 시장에 적시에 솔루션을 공급하기 위해선 AI역량, SI역량 강화가 필요하다"며 "올 하반기 내 SI 기반 엔지니어링 기업 인수 성과가 전망되고 이는 솔루션 중심으로의 사업 변곡점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양호연기자 hyy@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