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시대의 문화 생산
진달용 지음 / 조혜진 옮김 / 한울아카데미 펴냄
유튜브와 페이스북 같은 소셜미디어 플랫폼애서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 등 OTT 플랫폼에 이르기까지 디지털 플랫폼은 빠르게 인공지능(AI) 기술을 채택, 우리의 문화생활을 변화시키고 있다. AI는 문화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며 인간의 선택, 행동 그리고 상상력에 점점 더 많은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다. 책은 급부상한 디지털 플랫폼·AI와 대중문화의 융합, 디지털 플랫폼과 문화산업이 AI 주도 알고리즘을 이용해 문화의 생산·유통·소비를 재구성하고 발전시켜온 방식을 비판적으로 논한다.
미디어와 문화는 감정, 느낌, 창의성 등 AI로 쉽게 대체할 수 없는 인간에 근본적으로 뿌리를 두고 있다. 문화는 일방적인 게 아니라 인간의 상호작용, 인간과 기술의 상호작용, 인간과 문화의 상호작용으로 이뤄진다. 책은 문화 생산에서 AI가 인간을 제치고 대체자가 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대신 AI는 주요 행위자 중 하나로 인간과 기술 간, 문화 창작자와 소비자 간 문화 생산의 전 과정을 적극적으로 매개한다는 것이다. 인간을 대체하는 것과 과정을 매개하는 것은 동일한 게 아니다. 또 AI가 주도하는 문화 콘텐츠 생산은 새로운 형태의 문화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좋아했고, 좋아할 것 같은 콘텐츠를 반복적으로 생산하는 것이다. AI는 과거 사람들이 즐겼던 비슷한 영화와 음악을 계속해서 만들어내고 있다.
AI에 의한 문화·미디어 생산은 잘 드는 '검의 양날'처럼 한편에서는 문화산업의 전 과정을 변화시킬 핵심 요소로 작용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편향성, 다양성의 부족 등 여러 문제점을 안고 있다. 다양성의 결여는 문화 민주주의를 해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저널리즘에선 AI가 만든 가짜 뉴스가 큰 문제다. 게다가 AI의 핵심인 빅데이터와 알고리즘은 대부분 서구 기반의 몇몇 플랫폼과 거대 미디어 대기업이 소유하고 있는데, 이러한 차이는 글로벌 정보 격차를 심화시켜 AI 분열을 초래했다.
저자는 AI와 인간의 관계 정립을 강조한다. 인간과 AI의 관계 구축에서 인간이 AI와 협력해 도덕성 및 인간의 감정과 느낌을 포함시켜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강현철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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